김현석 삼성 사장 "오너 부재에 M&A·의사결정 제약"

"세트 사업 어려워...IoT 통해 라이프스타일 전환"

홈&모바일입력 :2018/01/09 16:17

"오너 부재 문제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돌파를 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약이 많습니다. 큰 인수합병(M&A)은 아직 제대로 못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으로 새롭게 선임된 김현석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8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전했다. 이재용(JY)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기소돼 1심 재판에서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2심 선고는 내달 5일 예정되어 있다.

이날 김 사장의 언급은 이 부회장의 부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영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김현석 사장을 비롯해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이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오너 부재 문제는 이전에 윤부근 부회장이 전한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독일 IFA 행사에서 "선단장 없는 배를 타는 정도로 현재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은 원인으로 우리가 미래 사업을 이끌어야 할 중요 요소 중 하나인 M&A(인수 합병) 과정이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김현석 사장.(사진=삼성전자)

당시 윤 부회장은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어렵고 두려운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무섭다"며 "선단장 부재로 인한 미래 투자에 여러 애로사항 있다. 배가 가라 앉는 것은 순식간이다. 잠을 잘 못잘 지경"이라며 암울한 심경을 전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올해 삼성전자의 M&A 전망에 대해 "하만 수준으로 더 필요하면 해야겠지만, 그런 의사결정을 하기엔 벅찬 상황"이라며 "새로운 분야에 있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전만큼 하려고 하지만, (큰 자금이 필요한) M&A 의사결정은 쉽지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또 올해 새롭게 사업부문장에 선임된 포부에 대해 김 사장은 "IoT를 통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려고 한다"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세트사업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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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함께 참석한 고동진 사장도 올해 새 부문장을 맡게 된 이후 포부에 대해 "사장이 된 이후 3가지 원칙을 갖고 임하고 있고 앞으로도 강조할 예정"이라며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갤럭시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고, 협력사들과 상호 존경받는 관계가 되며, 임직원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제 포부"라고 밝혔다.

이 밖에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에 대해 김 사장은 "요즘 알리바바 등 중국 업체들이 상업 분야에서 굉장한 파워를 갖고 있다"며 "그들의 데이터베이스 능력은 뛰어나고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해당 분야 비즈니스는 없지만 그 외 앞서는 게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