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관찰할 수준의 광학현미경 기술 개발됐다

수차 보정해 해상도 높여…질병 조기 진단 앞당겨

방송/통신입력 :2018/01/04 12:00    수정: 2018/01/04 13:20

개별 세포를 관찰할 정도의 영상 기술이 개발돼 질병의 조기 진단 시기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인체 암세포의 약 80%는 피부나 장기 외피의 1㎜ 이상 깊이에 생긴다. 특히 세포핵 변화로 발생한 암세포의 크기는 초기 수 ㎛(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에 불과해 기존 의료 영상기법으로 식별이 어려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 이하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진은 다중산란 및 이미지 왜곡 현상을 보정하는 단일산란파폐루프축적(Closed-Loop Accumulation of Single Scattering, 이하 CLASS)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연구진은 물체의 이미지 정보를 갖는 단일산란파만을 측정하고, 배경 잡음인 다중산란파는 제거하는 단일산란집단축적(Collective accumulation of single-scattering, CASS) 현미경을 제작한 바 있다. CLASS 기술로 수차를 줄여 기존보다 두 배 높은 해상도를 구현했다.

단일산란파는 생체조직 내에서 진행 각도에 따라 빛의 위상차인 수차가 생긴다. 두꺼운 유리 뒤쪽 물체의 상이 뿌옇고 어둡게 보이는 이유다. 생체조직의 경우 수차가 훨씬 심하다. 빛이 입사하거나 물체에 반사돼 나올 때 각각 수차가 발생한다.

수차 제거는 빛을 세포에 여러 각도로 입사시켜 반사되어 나오는 빛이 만드는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방면에서 입사각과 반사각을 측정한다. 반사각과 입사각의 차이, 즉 운동량의 변화 값이 같은 성분들을 모아서 분석해 실험값으로 수식을 만든다. 도출한 수식으로 반사각의 각도별 수차를 보정하면 왜곡이 심한 이미지까지 고해상도로 출력할 수 있다.

연구진은 포스텍 김기현 교수 연구진, 서울아산병원 김명준 교수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로 CLASS 기술의 성능을 입증했다. 토끼 각막 속 약 0.5㎜ 깊이에 존재하는 곰팡이 균의 필라멘트 구조를 0.6㎛ 분해능으로 영상화했다. 수 ㎛ 크기의 세포핵 내부를 관찰하기에 충분하다.

CLASS 기술은 별도의 표지가 필요 없어 인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이나 이광자 현미경 등 현재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이미징 기술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내시경에도 탑재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 특히 기존에는 수차로 인해 영상화가 힘들었던 뇌 조직이나 안구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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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로 광학 현미경을 질병 조기 진단에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극복해야할 생체조직에 의한 이미지 왜곡 문제를 해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2.124)에 12월1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