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시대 핵심기술로 암호화폐 'IOTA'를 주목하는 이유

인터넷입력 :2017/12/26 15:42

손경호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사물인터넷(IoT)이다. 이미 가전, 스마트기기 등 모든 기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돼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모든 기기가 연결됐다고 하더라도 정작 이들 간에 수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이동시킬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더구나 중요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것에 따른 가치(혹은 비용)는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탄생한 암호화폐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인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강점을 취하고 한계를 보완해 암호화폐 'IOTA'가 등장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IoT 시대에 기기 간 안전하고 빠른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면서도 마이크로결제를 통한 가치 이전을 가능케한다는 목표다.

■ 블록체인 필요없는 IoT 전용 암호화폐 'IOTA'

IOTA재단의 설명에 따르면 IOTA는 서로 연결된 기기(노드)들끼리 안전하게 데이터나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핵심은 블록체인과 같이 채굴자들이 별도로 검증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대신 IOTA에 참여한 기기들끼리 거래를 승인해주는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거래내역을 담은 블록이 만들어지면 이를 공개된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에 올리기 위해 채굴자들을 필요로 한다.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경우에만 정식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IOTA는 탱글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A가 자신의 거래를 승인하기 위해 이보다 앞서 두 건의 거래를 승인하는 작업에 참여하도록 했다.(자료=IOTA재단)

채굴자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해 블록을 블록체인에 연결시키면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문제는 채굴자들이 이런 수익 모델을 가져가는 탓에 더 높은 수수료를 주는 블록에 대해 먼저 거래를 승인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더 적은 수수료를 내려는 블록들은 블록체인에 올라가는 속도가 느려진다.

비트코인의 경우 10분 당 1개 블록이, 이더리움은 14초당 한 개 블록이 블록체인상에 기록된다. 초당 트랜잭션(거래)이 처리되는 건수는 비트코인이 2.7건, 이더리움이 15건이다.

IOTA는 암호화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블록체인이 필요 없는 분산원장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초당 수천건에 달하는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구현하기위해 IOTA는 탱글(tangle)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A기기가 B기기에게 어떤 트랜잭션을 보내 승인되도록 하려면 그에 앞서 두 건의 임의 트랜잭션을 승인하도록 했다. 쉽게 말하면 A기기가 B기기에게 데이터를 보내고 그 대가로 IOTA를 받고 이를 네트워크 상에 검증받으려면 그 이전에 내가 모르는 두 건의 임의 거래에 대해 내가 검증해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IOTA에 참여하는 기기들이 많아질수록 네트워크 상에 여러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기기들이 늘어나는 만큼 도리어 네트워크가 안정되는 효과를 낸다. 대신 블록체인과 달리 채굴자들이 필요없어 지불해야할 거래 수수료도 없어진다.

IoT기기 내에 IOTA 결제를 위한 노드를 탑재하면 기기들 간에 마이크로결제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자료=IOTA재단)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IOTA를 사고 팔 때 MIOTA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1MIOTA는 100만IOTA이다. IOTA 자체가 기기들 간 수많은 마이크로결제 혹은 나노결제를 지원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통해 1IOTA 단위로 매매하기는 어려운 탓이다.

■ 보쉬 그룹 산하 VC가 IOTA에 베팅한 이유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해 보쉬 계열사인 로버트 보쉬 벤처 캐피탈(RBVC)은 지난 19일 상당량의 IOTA를 구매하면서 IOTA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RBVC는 보쉬 그룹 산하 VC다.

RBVC 인고 라메솔 매니징 디렉터는 "분산 원장 기술은 산업 분야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보쉬는 자동차 및 IoT 업계에 분산 원장 기술 채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개척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보쉬 그룹은 앞으로 IOTA재단과 긴밀히 협업해 나갈것으로 전망된다.

IOTA재단은 IoT 시대에 수많은 빅데이터를 보다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1월 말 IOTA 탱글을 활용한 '데이터마켓플레이스'를 고안했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4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중이다. 앞서 외신을 통해 보도됐던 것과 시스코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경우 IoT 관련 플랫폼인 '삼성 아틱(Artik)'만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IOTA재단은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RBVC 파트너로 IOTA재단에 합류할 예정인 홍콴 지앙은 "우리는 IOTA팀과 1년 이상 협업해왔다"며 "IOTA의 혁신적인 탱글 기술은 IoT 공간에서 신뢰가 없는 기기들 간 커뮤니케이션, 보안, 결제 등을 지원하는 표준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가장 최근인 22일 IOTA는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거번먼트(TMG) 프로그램을 통해 블록체인 비즈니스 캠프 도쿄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관련기사

TMG를 통해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IoT, 결제, 유통, 증권, 공유경제 관련 해외기업들이 일본 현지기업들의 멘토링을 거쳐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OTA는 블록체인이 필요없이도 분산네트워크에서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가치를 가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에너지 관리, 유통망 관리, 헬스케어 등 수많은 분야에서 잠재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