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짓 파이 FCC위원장, 망중립성 허위주장"

"오바마 압박으로 망중립성 도입" 사실무근 드러나

방송/통신입력 :2017/12/19 14:3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 14일 망중립성 폐기 투표 직전 ‘백악관 개입설’을 제기했다. 2015년 민주당이 지배하던 FCC가 백악관의 명령으로 초강력 망중립성 원칙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 IT 매체 마더보드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더보드는 정보자유법을 활용해 FCC 내부 문건을 입수한 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 (사진=씨넷)

■ 감사팀이 이메일 60만건 조사…"압박-공모설 사실 무근" 결론

오바마 개입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14년 12월 초였다. 톰 휠러 당시 FCC 위원장이 망중립성 관련 논의를 2015년초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자 공화당 쪽에선 일제히 오바마 행정부의 압박으로 FCC가 결정을 미뤘다고 압박했다. 그 한 달전인 2014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FCC가 빨리 망중립성 원칙을 처리하길 바란다. 하지만 결정의 그들의 몫이다”고 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단 주장까지 곁들였다.

공화당 의원들은 당시 톰 휠러 위원장에게 오바마 대통령과 극비 회동을 한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FCC 내부 감사실 조사를 요구했다.

조사 결과 오바마 정부는 FCC의 망중립성 원칙 결정 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마더보드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pixabay)

하지만 조사 결과는 공화당 주장과는 딴 판이었다.

FCC 감사실이 60만 건 이상의 이메일을 조사한 결과 백악관과 FCC가 공모한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마더보드에 따르면 감사실 문건에는 “비밀 거래나 약속, 혹은 FCC 외부의 협박 흔적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또 부당한 권력이 FCC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끼친 흔적도 전혀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조사 문건은 2016년 8월22일에 작성된 것으로 돼 있었다고 마더보드가 전했다.

■ "2014년 결정 연기는 준비부족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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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건에는 또 FCC가 2014년 말 망중립성 원칙 처리를 연기한 배경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다. 당시 FCC가 결정을 연기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압박 때문이 아니라 준비 부족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더보드는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이 14일 표결 전에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 질문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