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논쟁…왜?

"OLED 대체할 미래" vs "시기상조·상용화 갈 길 멀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12/15 16:10

차세대 패널로 불리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바라보는 디스플레이 업계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마이크로LED가 기존 기술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업체가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LED 양산에 성공했다. 또 삼성전자 등 세트 업체들도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 기술이 대중화·상용화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단 지적도 나온다.

■ 국내 업체 최초로 양산 성공…삼성도 CES서 TV 공개

루멘스가 마이크로LED 양산 기술을 완성하고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루멘스가 올 초 CES서 선보인 0.57인치 크기 마이크로LED 모듈. (사진=루멘스)

칩 사이즈가 가로 세로 각각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마이크로LED는 한마디로 말해 '작고 가벼운 차세대 패널'이다. 일반 LED 대비 길이는 10분의 1, 면적은 100분의 1 정도로 줄었다. 반응 속도와 밝기가 높고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 등 장점이 차고 넘친다. 또 마이크로LED는 휘어질 때 깨지지 않는 특성(플렉시블)도 지녀 미래의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는다.

향후 마이크로LED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OLED처럼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높은 명암비와 빠른 응답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OLED 대비 밝기가 높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3일 국내 LED 업체 루멘스(대표 정태홍)는 마이크로LED 양산 기술을 완성하고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루멘스는 자동차형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130인치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마이크로LED 제품 로드맵을 함께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다음 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15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도 내년 하반기께 75인치 8K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 "마이크로LED는 시기상조…가격·수요 예측 어려워"

마이크로LED. (사진=LG디스플레이)

그러나 일각에선 마이크로LED가 작은 크기 때문에 제조 방식이 까다로워 양산이 힘들고, 무엇보다 가격이 비쌀 것으로 예상돼 수요처와 성장 전망이 불안하다고 지적한다.

NH투자증권 고정우 연구원은 11일 "마이크로LED가 LCD와 OLED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면서 “기술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내다봤다.

현재로선 마이크로LED의 대량 양산 가능성이 낮고, 생산 단가와 수요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설명이다. 즉,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마이크로LED 방식으로 75인치형 8K TV 세트를 양산할 경우 LED 칩이 약 7만 개 가량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퀀텀닷(QLED) TV 제조 방식 대비 LED 칩이 약 6만9천 개 더 탑재되는 것이다. 이에 소비 전력 또한 높아져, 결국 전기를 적게 쓴다는 장점도 사라질 것이란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수천만 개의 픽셀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LED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같은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 마이크로LED 전망 불안하자'미니LED'도 각광

마이크로LED를 대체할 수 있는 미니LED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니LED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반도체.

일부 업계가 마이크로LED 기술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는 가운데 이 패널의 대체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미니LED다.

기존 LED와 마이크로LED의 중간 기술에 해당하는 미니LED는 LED 칩 크기를 100~200㎛ 수준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반도체, 이노룩스 등 다수 업체들이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미니LED도 LED 패널 대비 다량의 부품이 들어가는 점과 수율을 끌어올려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Yole Developpment)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1천890만 대에서 2025년 3억2천900만 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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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에 매진 중인 삼성과 LG 등이 자칫 마이크로LED 분야에서 뒤쳐져 시장 주도권을 내놓을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여기서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 역시 마이크로LED에 투자해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이크로LED를 향후 디스플레이 로드맵에 포함시켜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을 때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