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블록체인 해외송금 상용화 성공할까

신한은행도 참여…글로벌 결제망+블록체인 시너지 기대

금융입력 :2017/12/14 18:27    수정: 2017/12/14 18:30

손경호 기자

암호화폐 거래 기록을 안전하게 담는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해외송금에 접목해보려는 시도가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유명한 비자(VISA)는 지난해 10월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인 체인(CHAIN)과 손잡고 '비자 B2B 커넥트'를 고안했다. 여기에는 한국의 신한은행을 비롯해 미국 커머스뱅크, 필리핀 유니온뱅크, 싱가포르 은행 등이 참여했다.

이 서비스는 내년 중순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블록체인을 해외송금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참여한 R3 컨소시엄이 고안한 코다(Corda)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러 한계로 상용화가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비자 B2B 커넥트는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비자가 글로벌 카드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구축했던 인프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비자 B2B 커넥트 어떤 블록체인 썼나

비자 B2B 커넥트는 체인이 개발한 기업용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체인 코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다. 참여 은행들 간 송금내역을 주고 받기 위해 체인 프로토콜을 활용한다.

기본적인 원리는 다른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유사하다. 사전 허가된 은행들만 참여하는 블록체인에서 송금내역을 담은 디지털 원장을 모아 블록으로 만들어 기록하고 이를 참여 은행들끼리 공유한다.

복잡한 네트워크를 거쳐야 하고 수수료 부담이 큰 데다가 거래승인 속도도 느린 스위프트망을 쓰는 대신 참여은행들끼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실시간에 가까운 해외송금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체인에 따르면 체인 프로토콜은 어떤 참여자들도 보낼 자산을 정의하고 발행할 수 있는 '발행 프로그램(Issuance program)'을 운영하는데 쓰인다. 이를 통해 새로 발행된 자산은 '컨트롤 프로그램(Control program)'을 통해 스마트계약서에 송금정보를 올려서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계약서에는 예를 들어 A은행이 B은행에 얼마를 송금한다는 내역이 담긴다.

블록체인 내에서는 거래가 승인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체인은 단일 블록 생성기를 쓰는 대신 블록 서명자들 간 검증(ferated consensus)을 통해 거래가 유효한 지를 확인한다.

■ 퍼블릭 블록체인 한계 보완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체인은 기술백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쓰는 암호화폐들은 공개된 인터넷 상에서 운영되는 탓에 트랜젝션이 컨펌되는 속도가 느리고 이더리움을 통해 만들어진 분산앱(Dapp)의 경우 보안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나온다.

그러나 "체인은 공유된 원장으로 네트워크 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쓸 수 있도록 해 효율성, 보안성 프라이버시, 유연성 등 금융기관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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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와 체인, 글로벌 은행들의 실험이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인 서비스로 나오게 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갖추고 실제 운영 경험을 가진 비자와 2014년 설립돼 주요 벤처캐피탈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아 4천만달러 펀딩을 유치하고 비자 외에도 시티그룹, 나스닥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기술기업 체인의 뭉쳤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