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결제 전용 카드, 과연 성공할까

모나코, 비자 가맹점서 쓸 수 있는 선불 카드 선봬

인터넷입력 :2017/12/06 17:16

손경호 기자

국내외에서 거래 중인 여러 종류의 암호화폐가 하룻 밤 사이에 70%까지 거래가격이 급등락할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암호화폐를 실제 온오프라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가 과연 실생활에서 결제용도로 쓰이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5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등과 비즈니스 협력 차 방한 한 모나코 테크놀로지 공동 창업자인 바비 바오 매니징 디렉터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모나코 테크놀로지 공동 창업자인 바비 바오 매니징 디렉터.

■ 4천만 비자 가맹점서 암호화폐로 오프라인 결제 지원

그는 "현재 암호화폐가 매우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문제는 일반 사용자들이 이를 사용하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모나코가 개발한 모나코 비자 선불 카드는 "여러 암호화폐 중 사용자가 골라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멀티커런시 월렛을 지원한다"며 "사용자가 선택한 암호화폐 거래 시세에 따라 실시간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을 쓴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앱과 연동되는 이 카드는 비자 프로그램 매니저 라이선스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4천만개 이상 비자카드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하기를 지원한다. 다만 각 나라에서 이 같은 결제 방식에 대해 허용할지 여부에 따라 보급확률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서 결제를 할 때 암호화폐를 사용하게 되면 별다른 환전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바비 바오 매니징 디렉터에 따르면 모나코는 비자로부터 이 같은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1년여 간 일반 은행이 제휴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요구사항을 준수했다.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중 하나인 KYC를 준수하면서도 앱 내에 자체 개발한 페이스ID를 적용한 본인확인 방식을 적용해 실제 사용자가 결제를 하는게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카드는 암호화폐 이외에도 파운드화(GBP), 유로화(EUR), 캐나다 달러(CAD), 호주 달러(AUD), 홍콩 달러(HKD), 엔화(JPY) 등을 이용한 일반 카드 결제를 같이 지원한다.

■ 암호화폐 결제하면 모나코 전용 코인 2% 적립, 거래-환전 수수료 없어

또 다른 특징은 암호화폐로 결제를 하게 되면 결제금의 2%에 달하는 캐시백을 해준다는 점이다. 모나코가 자체적으로 발행한 암호화폐인 MCO토큰을 적립시켜준다.

다른 오프라인 결제용 카드들과 마찬가지로 카드번호와 CVV번호가 기재돼 있는 만큼 삼성페이,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 등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에도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재 앱에서 진행 중인 카드 사전 신청자 모집에는 2만8천여명이 몰렸다. 이중 미국과 유럽이 각각 25%, 아시아가 20%를, 나머지 나라가 30%를 차지한다.

모나코 카드는 비자 로고가 있는 어떤 가맹점에서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으나 아직까지 심각한 변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변동성이 심해지게 되면 예를 들어 오늘 비트코인으로 1천원어치 물건을 결제했을 경우 이튿날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가맹점은 1천원 이하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다만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고 안정화되는 단계에서는 비자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결제수단 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모나코 카드의 경우 가입비나 거래수수료, 해외결제에 따른 환전수수료 등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바비 바오 매니징 디렉터는 또한 "정부가 암호화폐를 규제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익명성 때문인데 모나코 카드는 실명 거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적법한 결제인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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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카드는 정부당국과 협의를 끝낸 싱가포르 지역에서 내년 1분기 중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용자 기반을 확대한 뒤에는 알리페이처럼 결제 외에도 대출, 투자 등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