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안혜린 에이블하우스 “IT 기술로 승부”

“브랜딩 전략, 차별화로 캠퍼스 타운 만들 것”

인터넷입력 :2017/11/29 16:39

말끔한 건물의 인테리어 공사현장. 장롱과 싱크대를 실은 5톤 트럭 조수석에서 왜소한 체구의 여성이 내려온다. 그가 대표 명함을 건네며 "제 업종은 IT를 활용한 임대관리업"이라고 하자 궁금증이 커졌다.

회사명은 '코티에이블'이고, 주 종목은 셰어하우스 임대관리다. 회사명보다 '에이블하우스'라는 브랜드로 더 유명하다. 주인공 안혜린 대표㉝는 한양대 법대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지역 및도 시계획학'을 전공했다. 부동산 도시분쟁 전문 변호사를 꿈꾸며 걸어온 길이다.

"부산에서 올라와 원룸부터 오피스텔까지 수차례 옮겨 다녔습니다. 대학생 주거난을 직접 체험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연구했죠. 전공인 법과 부동산 지식에 IT 기술, 그리고 진정성을 담겠다는 창업 시나리오는 변호사의 꿈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2월, 서울대와 한양대 부근에서 운영했던 4채의 셰어하우스가 사업 첫 발이었다.이어서 2015년 서울대 총학생회 주거팀장을 맡으며 주거복지 프로그램 '모두의 하우스'를 기획 및 운영했다. 작년 1월 에이블하우스를 선보이기 전까지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온 셈이다.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

사업의 기본 내용은 흔히 아는 셰어하우스 그대로다. 아파트 중심으로 집주인과 계약을 맺고,그 집을 여러 명에게 임대한다. 입주 인원은 공간 규모에 따라 1인, 2인, 3~4인 등으로 나눴다. 회사 서비스의 질에 따라 집주인은 공실률 저감, 입주자는 가성비 혜택을 얻는 구조다.

여기까지라면 이슈 몰이는 어려웠을 터. 주목도 높은 스타트업이 된 데에는 모방이 아닌 브랜딩 전략이 자리했다. 1년여 만에 18채의 주택을 확보하고, 프라이빗 투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차별화를 통해 성과를 이뤘다.

"가격보다는 안전과 편의를 우선으로 뒀어요. 학교와 가까운 역세권의 아파트, 그리고 되도록 고층인 곳. 일반 원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전망과 시설. 이런 요소들을 각 대학가에 맞춰 배치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살펴보면 일종의 '캠퍼스 타운'에 가까운 개념이다. 한 집에 같은 학교의 학생들끼리 살 수 있도록 했다. 해당 학교와 관련 없는 이의 입주는 차단까지는 아니지만 우선순위 밖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의 불화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함이다. 룸메이트가 불편하면 셰어하우스 신뢰도가 확 떨어진다고 안 대표는 누차 강조했다.

현재 입주자 중 여학생 비중은 70%에 달한다. 여학생과 남학생 집을 따로 운영하며, 외국인 학생들도 꽤 입주해있다. '안전한 집'과 '집다운 집'이라는 키워드가 사업에 녹아 들어간 모습이다. '카페24'로 구축한 홈페이지에서 매년 12월과 6월 새로운 '입주 기수'를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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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저감을 위한 각종 시스템 도입 역시 에이블하우스의 관전 포인트다. 부동산을 발로 뛰는 한편 수요 예측, 관리 등의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다. 운영 노하우의 수준이 수익과 직결된다. 회사의 정체성은 IT에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다른 셰어하우스들과의 경쟁 대신 B2B 비즈니스의 길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대학교와 기숙사, 학생회, 동아리 등과 손잡으면 진정한 캠퍼스 타운을 만들 수 있겠죠.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돌리기 위한 IT 기술 개발도 중요한 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