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미래전략 "통큰 투자+동반 성장"

올 22곳 투자…성장동력 확보 총력

인터넷입력 :2017/11/06 17:15

네이버가 검색과 광고 시장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방위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에만 20곳이 넘는 곳에 크고 작은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자체 기술력과 인재풀을 강화할 뿐 아니라, 눈에 띄는 스타트업들에게도 상생 차원의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네이버는 미래 먹거리 차원의 ‘통큰 투자’와, 동반성장 목적의 ‘상생 투자’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YG엔터ㆍ미래에셋ㆍXRCE 등 ‘통큰 투자’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올해 투자한 곳은 총 22곳이다.

이중 금액이 큰 투자 건은 ▲YG엔터테인먼트 ▲미래에셋대우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현 네이버랩스유럽) 등이 손꼽힌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 3월 네이버가 총 1천억원 투자를 발표한 연예전문기획사다.

당시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원을 출연함으로써 글로벌 진출 콘텐츠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올 6월 발표된 미래에셋대우 5천억 투자 건은 상호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목적으로 이뤄졌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진 유럽, 미국 등 9개국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사업 진출 목적과, 금융 분야에서의 협업을 고려해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은 미래에셋대우 투자 건과 관련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현금만 갖고 투자할 수 없어 자사주를 팔아 국내외에 투자해야 했다”면서 “금융은 중요한 사업이며 KT나 카카오는 인터넷 은행으로 진출했지만 네이버는 종전 금융사와 제휴를 맺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XRCE는 네이버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AI, 자율주행,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연구 및 사업을 위해 인수한 회사다.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사명이 변경된 이 회사는 네이버랩스와 생활환경지능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소에 있던 80명의 인력은 그대로 남아 네이버가 추구하는 실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는 AI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최근 네이버랩스는 ‘데뷰 2017’ 행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로봇과 관련 기술들을 네이버랩스 유럽과 공개해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 부릉ㆍ배달의민족ㆍ푸드테크ㆍ리멤버 등 상생 투자

IT 기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가 배송용품 전문 온라인 폐쇄몰 '부릉몰'을 열었다.

상반기 대형 투자 건을 공개하며 업계 주목을 받은 네이버는 하반기 들어 자체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업계와 상생을 도모하는 전략적 투자 소식을 다수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올 7월 배달대행 ‘부릉’을 서비스 하는 메쉬코리아에 240억원을 투자, IT-물류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메쉬코리아가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뿐 아니래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물류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갈 잠재력을 지닌 물류 테크기업이란 판단에 투자를 결정했다.

업계는 네이버가 서비스 중인 스토어팜 등 온라인 쇼핑과 시범적으로 시작한 음식배달 영역에서 부릉과 힘을 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국에 있는 이륜차 물류망을 통해 당일배송과 같은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는 지난 달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을 투자, 배달의민족 음식점 정보를 네이버 검색에 제공함은 물론, 클로바 기술이 적용된 AI 스피커와의 연계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 지원 프로그램 등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 하는 우아한형제들 임직원.

또 네이버는 8월 경 배달용 판매시점관리솔루션(POS) 업체인 푸드테크에 50억원 안팎으로 투자했는데, 푸드테크에 120억원을 투자한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음식배달 사업에 삼각편대를 이뤘다.

결국 네이버는 메쉬코리아, 배달의민족, 푸드테크 등에 전략적 투자를 함으로써 음식과 관련한 정보 제공부터 주문, 결제, 배송을 한 데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네이버는 지난 달 명함관리 앱 ‘리멤버’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에도 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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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앤컴퍼니 투자의 경우 네이버는 이 회사가 리멤버를 운영하면서 쌓은 명함 시각 인지 데이터와 관련 처리 기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드라마앤컴퍼니의 경우 AI 비전 분야 사업 확대 차원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AI 기술 투자 및 미래사업 경쟁력 확보 목적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