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분쟁' 퀄컴, 브로드컴이 인수하나

1천억 달러 M&A 추진…퀄컴 주가 폭등

컴퓨팅입력 :2017/11/04 09:34    수정: 2017/11/04 09:4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천 억 달러가 웃돌 이번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경우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소재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현금과 주식 교환 방식을 병행하며, 인수 가격은 주당 70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인수설이 보도된 직후 뉴욕 증시에서 퀄컴 주가는 장중 한 때 19%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2008년 10월 이후 9년만이다.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퀄컴이 이번엔 특허소진이론 적용 범위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씨넷)

■ 애플과 법정 분쟁에도 영향 미칠듯

브로드컴은 인텔, 삼성전자, 퀄컴에 이어 반도체업계 매출 규모 4위에 랭크돼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4위 업체가 3위 업체를 인수하게 된다.

이처럼 브로드컴이 덩치를 키운 것은 지난 해 싱가포르 아바고 테크놀로지 품에 안긴 덕분이다. 당시 아바고는 370억 달러에 브로드컴을 인수했다. 아바고는 HP반도체 사업부에서 분사한 싱가포르 반도체업체다.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브로드컴은 최근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 인수 보도는 브로드컴의 본사 이전 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브로드컴의 구애를 받고 있는 퀄컴은 애플과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 엄청난 부담을 떠안고 있다. 소송 과정에서 ‘특허소진론’ 등이 제기되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큰 타격을 받은 상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올 들어 퀄컴 주가는 16%나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올 들어 41% 상승한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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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인수설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런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들의 말은 인용, 퀄컴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애플과의 분쟁을 마무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