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D낸드로 실적 신기록 또 깬다

256Gb 이어 512Gb 양산 곧 돌입…SSD 시장 진입 박차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11/03 16:08    수정: 2017/11/03 16:43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72단 낸드플래시 양산으로 실적 고공행진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72단 512기가비트(Gb)용량의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에 곧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모바일 솔루션과 성장세가 높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256Gb 제품 양산에 이어 512Gb 양산과 함께, 이르면 내년 초 기업용 SSD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플래시 칩과 이를 적용해 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 제품 (사진=SK하이닉스)

■ 약한 고리 '낸드플래시'…경쟁력 강화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부터 256Gb 제품에 이어 512Gb 제품 72단 3D낸드를 본격 양산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기업용 SSD는 아직 한 자릿수 매출 비중이지만, 72단 낸드 양산에 맞춰 연내 개발하고 내년 샘플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2단 3D 낸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4세대 낸드플래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이전 단계인 48단 제품 대비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1.5배 더 쌓는 것이 가능하다.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낸드는 전원이 끊어지면 저장된 데이터가 날아가버리는 D램과는 다르게, 스마트폰에서 사진 등을 저장하는 데 쓰인다. SSD 역시 낸드가 탑재된 제품이다. 또 최근 서버와 스마트폰 용량이 증가하면서 고성능의 3D 낸드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높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대신 낸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회사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D램에 비해 낮은 점유율과 '후발 주자'라는 꼬리표 때문이다.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에 72단과 같은 4세대 제품 '64단 낸드'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기업용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SSD 역시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한 자릿수 비중에 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6.1%)였다. SK하이닉스는 2위인 도시바 등에 이어 10.3%로 5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고용량의 3D 낸드를 양산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낸드 경쟁력을 키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회사는 내년 말, 자사 양산 제품의 반절 이상을 3D 낸드로 채우겠다고 나섰다.

SK하이닉스의 이러한 목표는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7월 72단 256Gb 낸드를 활용한 SSD와 모바일용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 제품을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양산이었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제품을 개발한 후 양산에 접어들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양산 단계까지 생산 수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

SK하이닉스는 해가 지나기 전에 용량을 한층 높인 512Gb 제품을 양산할 것으로 보여 업계에 또 다른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72단 256Gb 3D 낸드 개발 주역들이 1테라바이트(TB) SSD를 들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왜 '3D낸드'인가…"개발할수록 용량↑·비용↓"

SK하이닉스가 평면(2D) 낸드를 넘어 3D낸드 개발과 양산에 몰두하는 이유는 3D 제품의 시장성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3D낸드는 2D낸드의 회로를 수직으로 세운 제품이다. 2D 제품에 비해 속도도 빠르고, 용량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56Gb 용량 제품의 경우, 칩 하나만으로도 32기가바이트(GB) 용량의 저장 장치를 만들 수 있다. 36단에서 48단, 48단에서 72단으로 '단 수'가 올라갈 수록 원가도 절감된다. 업계가 3D낸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3D낸드 양산의 선두 주자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최초로 24단 3D낸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보다 3년 늦은 지난해부터 36단 128Gb 제품에 이어 48단 256Gb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4월 72단 256Gb 제품 개발에 성공해 7월부터 양산에 돌입하며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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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3D낸드의 시장성과 가치를 알아보고 제품 개발과 양산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3D 낸드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4분기에도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향후 낸드 시장 점유율도 이에 맞춰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7천371억원, 매출액이 8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4.8%, 90.9% 증가한 수치로 분기 실적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