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습격…비즈니스가 바뀐다

산업 전영역에 영향…저성장 극복 해법될까

컴퓨팅입력 :2017/11/01 14:11    수정: 2017/11/03 13:1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공지능(AI)을 보면 비즈니스의 미래가 보인다.

‘4차 산업혁명 담론’과 함께 AI가 주목받고 있다. 수 십년 동안 진화 발전해온 비즈니스를 근본부터 바꿔놓을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AI는 실험실 속에서나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의료, 법률, 상거래 등 다양한 영역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다소 추상적인 담론에 구체적인 형상을 입혀준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 담론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알파고를 앞세운 구글이나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경쟁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사진=Pixabay]

물론 세계 AI 강자들의 동향을 주시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경쟁국들의 AI 산업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오히려 우리 비즈니스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디넷코리아가 준비하고 있는 ‘아시아테크서밋(ATS) 2017’은 아시아와 AI란 두 개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행사다. ‘알파고 쇼크의 진원지’였던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오는 22일 열릴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을 대표하는 AI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깊이 있는 토론을 할 계획이다. (☞ ATS 페이지 바로가기)

■ 왜 AI에 주목할까?

시장조사업체 액센추어는 최근 ‘인공지능(AI)이 어떻게 중국의 성장을 이끌까’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엔 흥미로운 그래프가 하나 포함돼 있다. 2035년까지 세계 주요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담은 그래프다. 중국이 연평균 6.3%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 반면 미국은 연평균 2.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이 그래프엔 AI를 적용할 경우 연평균 성장률이 얼마나 상승할 수 있을 지 보여주는 또 다른 막대가 덧붙어 있다. AI를 적용하게 되면 주요국의 성장률이 확 달라진다. 중국은 7.9%, 미국은 4.6%로 껑충 뛴다.

액센추어 보고서는 우리가 왜 AI에 눈을 돌려야 하는 지 잘 보여준다. 세계 경제를 강타한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선 AI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 BAT의 한 축인 알리바바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알리바바는 지난 6월 마감된 2017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7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6% 성장한 수치였다.

덕분에 알리바바는 시가 총액 면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턱 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알리바바가 지난 분기에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AI 기술력이었다. 지난 분기 알리바바 성장의 주역은 96% 성장률을 기록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였다. 그런데 클라우드 후발주자인 알리바바가 빠른 속도로 일어서는 데는 빅데이터와 함께 AI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리바바는 AI를 이용한 상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알리바바)

이처럼 AI는 성장 한계에 달한 기존 산업에 새로운 성장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디넷코리아의 ATS 2017 컨퍼런스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솔루션 아키텍트 최고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데릭 왕이 기조 연설을 할 계획이다. 데릭 왕은 이날 기조 연설에서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AI 전략에 대해 상세한 소개를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AI 경쟁,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I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빠르게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백악관이 직접 나섰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 해 말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Artificial Intelligence, Automation, and the Economy)’란 보고서를 통해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꼼꼼하게 짚었다.

특히 백악관 보고서는 AI가 중심이 된 경제는 ‘슈퍼스타에 편중된 기술 변화(super-star biased technological change)’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경쟁에서 뒤질 경우엔 2류국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준엄한 경고였다. 세계 최고 국가답지 않은 팽팽한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AI가 열어갈 미래는 예측불허란 의미다.

중국과 일본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지난 2012년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통해 일찌감치 AI를 11대 핵심 융합분야로 선정했다. 지난 해엔 ‘인터넷 플러스 AI 3년 행동 실시방안’을 내놨다. 여기엔 2018년까지 중국 AI시장을 1천억 위안 규모로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 있다.

국가 차원의 AI 전략이라면 일본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일본은 3단계로 구성된 AI 산업화 로드맵을 만들었다. 그중 2030년 경으로 잡고 있는 3단계가 되면 각 영역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AI에코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야심을 그대로 담아냈다.

일본은 이런 야심찬 목표를 주도하기 위해 총리 산하에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를 만들었다. 이 기구엔 총무성을 비롯한 정부 내 주요 3성이 공동 참여했다. 사실상 범부처 컨트롤타워를 통해 AI 산업을 중점 육성하겠단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일본의 AI 연구 체계 (사진=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인공지능전략회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체 중 하나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다. 문부과학성 산하에 있는 RIKEN은 인공지능전략회의 구성과 함께 혁신지능총합연구센터(AIP)를 설립했다.

AIP는 일본의 AI 산업 미래 전략을 그리는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하는 ‘ATS 2017’에는 AIP 센터장을 맡고 있는 스기야마 마사시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참여한다. 동경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스기야마 마사시는 일본의 AI 전략과 주요 이슈들에 대해 전해줄 예정이다.

■ 우리가 알고 있는 AI, 잘 모르는 AI

AI란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56년이었다. 그해 미국 다트머스에서 열린 회의 때 처음 AI란 말이 사용됐다.

그 무렵 한동안 AI 붐이 일기도 했다. 뇌에 있는 신경조직을 인공적으로 재현하겠다는 야심이 강하게 발동했다. 하지만 이내 기술적, 사회적 여러 한계에 봉차하면서 시들해졌다.

이후 AI 연구는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또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알파고를 비롯한 뛰어난 AI 성과물들이 여러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AI를 바라보는 시선엔 온도차가 있다.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가 위치한 인천 가천대 길병원 본원 건물 1층 로비 (사진=지디넷코리아)

한쪽에선 인간의 지능 뿐 아니라 자의식까지 담아내려는 '강한 AI' 연구 흐름이 있다. 또 다른 쪽엔 많은 부분을 AI에 맡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을 대체하려는 야심까진 담지 않는다. 이런 연구 경향을 약한 AI라 부른다.

물론 기업들의 AI 전략을 이렇게 단순화하긴 힘들다. 회사 전체의 전략과 다른 상품들과의 관련성에 따라 다양한 AI 전략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영역에선 강한 AI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특정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간과 함께 하는 AI'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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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측면에서 IBM 왓슨은 상당히 흥미로운 존재다. 퀴즈죠 '제퍼디'에 도전하기 위해 개발됐던 왓슨은 이후 다양한 산업으로 쓰임새가 확대되면서 IBM을 대표하는 AI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IBM 왓슨 아시아태평양 기술총괄인 데브 무커지는 지디넷코리아 주최 'ATS 2017'에서 왓슨을 중심으로 한 AI 전략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왓슨 아시아태평양 쪽을 이끌고 있는 만큼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과의 관련성에 대한 부분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사전등록 바로 가기)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