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변혁, 다양한 기업과 소통하며 배워라"

차킵 보우더리 SAP디지털변혁책임자 인터뷰

"디지털변혁에 있어 기업이 당면하게 될 근본적인 과제는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전사적 차원에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결국 해법은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 의견을 공유하면서 찾아야 한다."

18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만난 SAP 차킵 보우더리 SAP 디지털변혁책임자(DTO)는 SAP가 고객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변혁 포럼인 '이그제큐티브 디지털 익스체인지(EDX)'를 운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DX는 다양한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혁신을 주제로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마련된 SAP의 고객 초청 포럼이다. SAP는 2년 째 EDX를 진행하고 있다. 파리에서 시작해 호주, 러시아, 독일, 중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포럼이 열렸고 참여 기업도 400여 개가 넘는다. 이날 글로벌 투어 마지막으로 개최된 한국 행사에는 15개 국내 기업의 임원들이 참석했다.

SAP는 EDX를 제품이나 기술을 마케팅하는 자리로 활용하지 않는다. 단지, 혁신을 논할 수 있는 기업들을 모아 주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뿐이다.

보우더리 DTO는 "지금이 디지털변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전세계 고객들이 베스트 프랙티스를 공유하면서 서로 배우는게 효과적이라고 본다"며 "SAP가 원하는 것은 다양한 산업에 속한 여러 기업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AP는 EDX 포럼을 구성할 때 다양한 산업, 다양한 규모의 기업을 초청한다. 유통기업은 은행에서 배우고, 은행은 제조업에서 배울게 있다고 보는 것이다.

보우더리 DTO는 "다양한 기업들이 산업이나 규모에 관계 없이 다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혁신을 위한 문화를 어떻게 만들고 조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하게 디지털변혁은 현재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추진되고 있다. 첫 번째는 고객의 경험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 세가지 주제는 산업에 상관 없이 모든 기업의 공통적인 문제다. 지금은 디지털혁신 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범용적인 고민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AP는 EDX를 통해 고객들이 디지털변혁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과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우더리 DTO는 "EDX 포럼 개최는 SAP의 전략적인 투자라고 본다"며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챌린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우리 제품을 개선하는데 반영할 수 있다. 고객과 관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우더리 DTO는 디지털변혁을 준비하는 기업이 먼저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회사의 핵심역량을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핵심역량을 어떻게 디지털화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아마존의 핵심역량은 '편의성'이다. 편의성에 맞춰 고객에게 가치 높이기 위해 새로운 구매방식, 배송방식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더 저렴한 비용이나 좋은 입지조건 같은 것을 핵심역량으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