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스피커, 똑똑하고 다양해졌다

음원 서비스 수준 탈피…신규 서비스 확장 빨라져

방송/통신입력 :2017/10/19 15:47

음성인식 스피커로 시작한 국내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음원 서비스와 결합한 말귀 알아듣는 스피커 수준에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19일 KT는 기가지니 서비스에 케이뱅크와 연동해 잔액 조회와 계좌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KTH의 데이터홈쇼핑채널인 K쇼핑에서 상품 검색과 고객상담, 음성 주문 기능을 더했다.

가입자 30만 돌파에 맞춰 진행된 기가지니 기능 업그레이드는 추가적인 서비스 모델을 품고 AI 생태계 확대에 초점을 뒀다.

그간 출시됐던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가 대화 인식 고도화에 중점을 뒀던 것과 달리 생활밀착형 서비스 쪽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은 “복합 질문이나 이전 대화 문장의 문맥 이해와 함께 다양한 파트너 사와 협업, 제휴를 통해 기가지니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가지니에 앞서 지난해 출시된 SK텔레콤의 ‘누구’ 역시 초기에는 멜론 연동을 통한 음악감상 서비스가 주를 이뤘지만 생활 친화적인 AI 서비스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피커에 적용된 AI 엔진 ‘누구’를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서비스에 입힌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누구 엔진이 적용된 내비게이션 T맵x누구는 현재 600만 이용자를 넘어서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단순히 개별 디바이스가 아닌 서비스 전반에 AI를 녹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용자 발화 패턴 축적을 통한 AI 엔진의 고도화에 이어 AI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누구 서비스 진화 방향

이동통신사에 이어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를 내놓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움직임도 유사한 방향이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미니 스피커의 경우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신하는 기능을 품은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는 이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RCS 기술 직군을 채용키도 했다. RCS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가 정한 통합 메시지 규격으로, 스마트폰 도입 초기에 이통사들이 자체적인 메시지 개발을 위해 공을 들였던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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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네이버가 한정 판매했던 웨이브 스피커의 경우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던 번역 서비스를 갖춘 것이 기존 국내 AI 스피커가 내놨던 기능과 차별점이다.

AI 스피커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CES에서 아마존의 알렉사를 보고 놀란 국내 ICT 회사들이 AI 서비스의 후발주자로 비춰진 만큼, 음성인식 AI 스피커를 개발하고 내놓기에 주력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덧붙이는 움직임은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보다 국내 회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