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잡으세요' 경고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

車 업체별 기능 사용 제한 달라...'주의 운전' 필요

카테크입력 :2017/10/19 11:25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알려진 업체별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시스템에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돕는 경고 기능이 있다. 바로 일정 시간 이상 스티어링 휠(운전대)를 잡지 않았을 경우 울리는 경고다.

만약 운전자들이 이같은 경고를 무시하면, 자동차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LKA(차선유지보조기능)이 탑재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차량은 운전자가 약 20초 이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지 않을 때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경고문구를 계기반 클러스터에 띄운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탑재 차량의 경우 약 1분 이내 운전대에 손을 잡지 않으면, 해당 경고 문구가 등장한다.

현대기아차는 한 때 사이렌과 비슷한 경고음과 함께 이 경고문구를 띄웠지만, 최근에는 맑은 느낌의 경고음으로 변경했다. 사이렌형 경고음이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지만,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탑승한 승객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자체 분석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경고를 무시하면, 현대기아차 차량의 클러스터는 '핸들을 잡지 않아 차로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LKA)이 일시 중지됩니다'라는 안내문구를 띄운다. 이로 인한 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는 뜻이다. 이 때 스티어링 휠을 다시 잡고 시속 60km/h 이상을 주행하면 차선유지기능을 포함한 반자율주행 기능은 다시 살아난다.

현대기아차 차량에는 '핸들을 잡으세요' 경고를 여러 차례 무시하면 기능 해제를 알리는 문구를 띄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수입차의 경우, 현대기아차보다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기능을 최신 출시 차량에 내장시켰다.

최근 출시된 볼보 XC60, S90, 크로스 컨트리 등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파일럿 어시스트 2' 기능은 총 두 단계에 걸친 경고 기능이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 2'는 차선 유지 보조 기능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복합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시속 30km/h 이상 주행시 활용할 수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 2'는 총 3단계의 경고를 보낸다. 1단계로 약 10초 동안 운전자가 차량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을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반에 '조향하십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내보낸다. 이 때는 현대기아차처럼 특별한 경고음을 내지 않는다.

볼보 운전자가 '조향하십시오' 경고 문구를 여러 차례 무시하면, 차량은 반자율주행 기능을 해제하고, 차량의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줄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자가 1단계 경고를 무시하면, 차량은 또다시 '조향하십시오' 문구를 알린다. 이 때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경고음을 같이 내보낸다. 이는 2단계 경고다.

2단계 경고를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이 때 차량 클러스터에는 '취소됨'이라는 안내문구가 나온다. 이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해제시키고, 곧바로 차량을 자동으로 감속시킨다. 차량의 경고를 여러번 무시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차량 운전자는 '취소됨' 메시지를 받아도 언제든지 '파일럿 어시스트 2' 기능을 다시 실행시킬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된 E클래스, S클래스 등에 적용되는 벤츠 '드라이브 파일럿'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 소지 경고를 여러 차례 무시하면 차량을 스스로 정차시킨다. 운전자가 차량의 전반적인 기능을 실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하기 때문.

국내에서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 2(운전자의 전방 시선은 유지하되, 특정 도로에서 한정된 시간내에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의 자동 주행이 가능한 단계) 수준을 구현하는 테슬라 오토파일럿(완전 자율주행 기능 제외)은 어떨까?

테슬라 운전자가 계속되는 '스티어링 휠 활용' 경고문구를 무시할 경우, 오토파일럿은 스스로 스티어링 휠 자동 조절 기능인 '오토 스티어'를 해제시킨다. 그러면서 빨간색 테두리의 손이 감겨진 스티어링 휠의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의 계기반 클러스터에 올린다.

스티어링 휠 관련 경고를 여러 차례 운전자가 무시하면, 테슬라는 클러스터에 빨간색 테두리의 손이 감겨진 이미지를 선보인다. 더 이상 오토파일럿을 쓸 수 없다는 문구도 보인다. (사

어떻게 보면 강력한 클러스터 경고 이미지를 본 테슬라 운전자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오토 스티어 기능을 다시 쓸 수 없다. 경고를 여러 차례 무시했기 때문에 더 이상 오토파일럿의 전방위적인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의미다. 운전자가 다시 한번 오토파일럿을 쓰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해도, 차량 스스로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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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빠르면 오는 2021년, 늦으면 오는 2030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탄 운전자들은 스티어링 휠 소지 관련 경고를 듣지 않고 편안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반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의 자율주행을 유도하기 보다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 사고 없이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운전대를 잘 잡고 전방 시선에 집중하는 의무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