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핀 활용, 휴대폰 인증 대비 4%

‘사용실적 제로’ 37.7%…유지비용만 37억원 소요

방송/통신입력 :2017/10/09 11:18    수정: 2017/10/09 13:22

최근 개인정보유출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아이핀(i-PIN)이 급변하는 ICT 환경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제출받은 민간아이핀 웹사이트 사용실적에 따르면, 민간 아이핀을 개인정보 인증수단으로 사용하는 7천371개의 사이트 중 지난 1년간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은 웹사이트가 2천783개(37.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건 이상 100건 이하로 사용된 웹사이트 또한 1,512개(20.5%)에 달했다.

현재 민간 아이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만 연간 37억원이 소요되고 있으며, 각 기업으로 부터 민간 아이핀 인증시스템을 사용을 근거로 매월 5~10만원, 연간 50만원의 비용을 받아 이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별도로 방송통신위원회 일반회계 예산 중 8억원의 혈세가 민간 아이핀 이용활성화와 안전성 강화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아이핀은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하는 인터넷 개인 식별번호로 본인임을 확인받을 수 있는 사이버 신원확인수단으로 출발했지만, 복잡한 가입절차, 해킹과 불법유출 등 많은 문제를 일으켜왔다”면서 “매년 아이핀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개선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결국 사용자로부터 외면 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이핀 인증 건수는 공공과 민간을 합쳐도 4천6백만 건에 불과한 반면, 민간인증시스템에만 활용중인 휴대폰 인증건수는 10억 건을 넘어섰다.

반면, 아이핀 인증시스템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지난해 기준 4천만건을 기록하며, 전 국민이 연간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전락했다.

아이핀(i-PIN) 활용률을 전 국민 수에 대비할 경우 연간 단 한차례라도 아이핀을 사용한 국민의 수는 0.89명에 불과하며, 통신3사의 휴대폰 인증건수(10억건)과 비교할 경우에는 3.96%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아이핀이 발 빠른 재투자가 필요한 기업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국민의 혈세까지 낭비하는 실정”이라면서“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을 위해 기업의 소중한 재투자비용을 낭비는 물론, 국민혈세 또한 새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각에서는 휴대폰이 없는 사용자를 위해 아이핀을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현재 전 국민수보다 많은 휴대폰 수를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면서“아이핀 시스템의 문제점은 주민등록번호를 개인정보와 동일화 시키는 당시 정부의 정책시스템에서 시작한 만큼,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후 아이핀 시스템의 활용을 위해 휴대폰 간편인증 절차를 개발했으나 주민등록번호 대체시스템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인증시스템 보다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시스템 가입 시 동시사용이 가능한 공공아이핀의 경우 지난해 감사원 조사결과 행정자치부로부터 7만건의 개인정보가 부정발급, 은폐된 사실이 밝혀졌다. 관리자부주의, 해킹, 내부자유출 등 다양한 유출경로가 드러나면서 개인정보보호기능 또한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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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제4차 산업혁명은 신뢰성과 편리성이 가장 중요시되는 사회인데 반해 현재의 아이핀 시스템은 모두를 놓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신뢰와 휴대폰 인증시스템 대비 편리성을 모두 잃은 만큼 지금이라도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여 더 이상의 부담과 손실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4의 물결, 스마트사회 패러다임의 핵심은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존엄성과 인본주의 가치증진”이라면서 “개인정보인증시스템이 편리성과 신뢰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국회차원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