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세이프가드 우려에 "적극 대응"

ITC "韓세탁기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 판정

홈&모바일입력 :2017/10/06 12:38    수정: 2017/10/07 10:32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며 이와 관련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ITC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심사한 결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입 세탁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미국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결했다.

삼성과 LG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월풀은 양사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한 바 있다. 세이프가드는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두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현지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을 주장하며 대응하는 한편 현지 가전 공장 건설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세탁기 신제품 출시 간담회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이날 회사 뉴스룸을 통해 "ITC의 (자국 산업에 피해를 입힌다는) 판정에 대해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한 수입 금지는 선택권 제한, 가격 상승, 혁신 제품 공급 제한 등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건설 중인 가전공장에 대해서는 "북미 가전공장을 건설해 가장 혁신적인 세탁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나올 세이프가드 구제조치가 이 공장의 건설과 가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ITC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제조치는 미국 노동자들을 지역별로 차별해서는 안 되며 가전시장의 공정성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LG전자 측도 이날 ITC 판정과 현지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피해를 주장하며 최종적으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되지 않도록 대응할 계획이다. 이달 열릴 구제조치 공청회에서는 월풀이 LG 세탁기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도 입증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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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LG 세탁기를 선택한 것은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라면서 "따라서 세이프가드가 실제로 발효된다면 피해는 결국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ITC 결정에 따른 영향은 없으며,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TC의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ITC는 이날 피해 판정에 따라 오는 19일 구제조치 공청회를 개최하며, 다음달 투표를 통해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ITC는 12월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이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