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데스크가 에반젤리즘 조직 만든 이유

최기영 오토데스크코리아 대표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7/10/09 09:57    수정: 2017/10/09 12:42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IT기업 중엔 에반젤리즘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대표적이다. 에반젤리즘 조직은 회사의 최신 기술을 전파하고 비전을 알리는 '기술 전도사' 역할을 한다.

애플리케이션 업체로는 드물게 오토데스크가 최근 에반젤리즘 조직을 신설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현업 담당자들이 기술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으니,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이런 조직을 두는 경우가 별로 없다.

최근 만난 오토데스크코리아 최기영 대표는 "'만드는 것의 미래 (Future of Making Things)'를 오토데스크가 바꿔가고 있고, 실제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미래의 만드는 일은 어떻게 바뀔까

오토데스크는 '뭔가 만들 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제조 분야 3D 설계, 해석 툴부터 건축.건설 분야에 쓰이는 빌딩정보 모델링(BIM) 툴, 영화와 게임 속 그래픽을 만드는 컴퓨터그래픽(CG) 툴까지 갖추고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뭔가 만드는 일에 공통적으로 큰 변화가 오고 있다고 오토데스크는 확신한다. 그렇게 나온 캐치프레이즈가 '만드는 것의 미래'다.

최 대표는 "무엇이든 만드는 것에 대해선 그 과정을 쉽게하고 단순화하겠다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데스크가 첫 번째로 내세우는 변화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디자인 자동 생성이다. 디자이너가 만들고자 하는 물건의 핵심 기능을 정의하면, 컴퓨터가 그에 맞는 최적의 디자인을 생성해 준다. 오토데스크는 이를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이라고 부른다.

의자를 만든다고 하면, 무게는 5kg 이내면 좋겠고 강도는 120kg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넣으면 디자인은 컴퓨터가 만들어 준다. 실내 디자인을 할 땐 채광, 직원들 동선, 공사기간 단축 3가지를 중심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여러가지 제안이 나오고 디자이너는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으로 만든 의자 모형

오토데스크가 추구하는 또 다른 변화는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화다. 지금까지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들어진 데이터가 서로 호환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데이터를 다 호환되게 만들고 전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플랫폼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토데스크는 이런 변화를 '프로덕트 이노베이션 플랫폼(PIP)'으로 명명했다.

최 대표는 "건설이든, 물건을 만드는 제조든, 가상의 몬스터를 컴퓨터에서 만드는 일이든 그 과정을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상식 밖의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따져보면 다 아이디어를 내고 설계해서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과 설계 과정이 비슷해 진다. 데이터도 보다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게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플랫폼화 하기 위한 방법으로 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외부에 공개해 파트너와 고객들이 연계된 새로운 앱을 개발할 수 있게 했다. 포지(forge)라는 프로그램이다.

관련기사

예컨대 미국의 한 창틀 납품 업체는 오토데스크의 3D CAD 툴 인벤터를 이용해 고객 맞춤 주문 서비스를 만들었다. 지금까진 정해진 디자인의 창틀만 주문할 수 있었는데, 인벤터를 결합한 후 고객이 주문할 때 원하는 스펙을 입력하면 설계 데이터가 바뀌고 렌더링까지 해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최 대표는 PIP와 포지 프로그램에 대해 "데이터는 물론 API 영역까지 애플리케이션을 플랫폼화하는 노력"이라고 설명하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화는 개인적으로도 흥미롭게 보고 있고 경쟁사와 비교해 전략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