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걱정 NO” 국민대 자율주행트램 타보니

전기모터로 운행...언덕길 주행 안정적

홈&모바일입력 :2017/10/03 14:29    수정: 2017/10/04 17:06

“조심하세요!”

자율주행이 가능한 국민대학교 9인승 친환경 무인 자율주행 트램(이하 무인 트램)을 탄 기자가 전방 보행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불안한 마음에 낸 소리다.

하지만, 이 무인 트램은 보행자와의 충돌 걱정없이 설계됐다. 가장 큰 이유는 차체 주변에 설치된 비전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 덕분이다. 보행자의 위치와 경로를 파악한 뒤, 스스로 제동을 걸어 다행히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았다.

지디넷코리아는 28일 오후 서울시 성북구 정릉로에 위치한 국민대학교 서울캠퍼스를 찾아 직접 ‘무인 트램’을 탑승해봤다. 국민대학교 무인차량연구실 김정하 교수와 김정현씨(박사과정) 등이 이번 탑승을 위해 도움을 줬다.

국민대 ‘무인 트램’은 국민대 무인차량연구실과 국내 무인자동차 로봇플랫폼 제조업체인 언맨드솔루션이 서로 힘을 합쳐 제작됐다. 지난 7월 개발을 시작해 9월 제작이 완료된 차량이다. 이 차량은 카자흐스탄 과학기술관 내 운행 트램 제작 프로젝트로도 활용될 정도로, 글로벌 자율주행업계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대학교 자율주행 '무인 트램'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민대학교 무인트램은 9인승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센서와 비전 카메라 등으로 전방 상황과 주변 보행자 통행 여부를 감지하는 국민대 무인 트램(사진=지디넷코리아)

무인 트램의 크기는 전장 4천200mm, 전폭 1천800mm, 전고 2천150mm로 남녀 노소 누구나 승하차가 편리한 구조로 설계됐다.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된다. 좌석에 적용된 가죽도 오랜 시간 타도 될 정도로 안락함을 제공한다. 좌석 내부에는 차량 구동을 위한 배터리와 모터 등이 설계됐는데, 전기로만 다니는 차라 대기환경 오염에 대한 걱정은 없다.

김정현씨는 아직 이 무인 트램이 초기 단계라고 설명한다.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차량 내 서스펜션을 기존 완성차 업체에서 활용된 부품으로 썼고, MDPS 관련 부품도 완성차에 들어갔던 제품이 활용됐다. 자율주행 구동을 위한 센서 등은 벨로다인 제품이 활용됐고, 차량 뒤편에는 비상사태를 대비한 수동운전 공간이 마련된다. 수동운전 공간 주변에는 차량 주변 상태와 GPS 수신 상태등을 점검할 수 있는 노트북과 아이패드가 장착됐다.

부푼 마음을 안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우선 차량 주행 감각을 익히기 위한 수동운전 진행 후, GPS 상태가 원활해 질 때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해보기로 했다. 수동운전은 김정현씨가 담당했다.

국민대 내부에서 시범운행 중인 무인 트램의 지상고는 12cm다. 본래 5cm 지상고 높이로 개발됐는데, 언덕이 높고 노면상태가 좋지 않는 캠퍼스 환경을 고려했다고 김씨가 설명했다.

국민대 무인차량연구실 건물을 빠져나가고 건물 바깥으로 나가자, 가파른 언덕길이 나왔다. 과연 이 무인 트램이 언덕길 주행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었다.

국민대 무인 트램은 덩치가 큰 성인이 앉아도 안락한 시트 품질을 갖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건장한 남성 두 명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도 다리 공간이 남을 정도로 공간이 여유로운 국민대 무인 트램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전기 모터가 탑재된 무인트램은 특별한 도움 없이도 무난하게 언덕길을 빠져나갔다. 언덕길 주행하면서 차체가 좌우가 흔들리는 경우가 없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승객의 허리와 엉덩이의 충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게 설계됐다.

이 무인 트램은 최근 국민대학교 학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한 학생은 시연중인 트램을 바라보며 “정말 타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연 당일 국민대학교 해외 유학생 주도 축제 부스가 마련됐는데, 이들은 무인 트램 주행을 보면서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캠퍼스 내에서 최신 기술을 목격하고 있다는 기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수동 운전을 마치고,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했다. 이제부터는 차량 내 탑재된 센서가 얼마나 보행자를 잘 감지하는지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학기가 한창 진행중인 국민대학교는, 수업이 끝나고 건물을 오가는 학생들의 통행으로 붐볐다. 이날 특별히 학교 내 도로가 통제되지 않은 상황이라, 평소보다 속도를 2배 이상 줄이고 주행을 시작했다. 시연 당일 주행 속도는 안전을 위해 시속 6km/h 정도로 설정했다.

현재 자율주행 상황임을 알리기 위해 두 손을 스티어링 휠에서 뗀 김정현(국민대 박사과정)씨 (사진 오른쪽). 비상 상황시 수동운전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민대학교 무인차량연구실은 교내 무인 트램 정류소를 총 3곳으로 정했다. 정류소에 근접하면 차량 스스로 정차한 후 30초간 대기한다. 30초 대기 후 차량 주변 위험 상황이 감지되지 않으면 서서히 주행을 시작한다. 만일 보행자 통행 등으로 위험 상황이 감지되면, 이 무인 트램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주행하지 않는다.

자율주행 모드 주행으로 전환된 무인 트램은 안정적으로 교내 커브길과 거친 노면을 통과했다.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듯한 느낌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때마침, 시연 도중에 수업을 마치고 이동중인 학생과 마주했다. 동시에 무인 트램이 주행중이라 어쩌면 서로 부딪치는 사고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차량 전방에 위치한 비전 카메라와 센서 등은 보행자 감지 능력이 탁월했다. 멀리서 보행자의 움직임을 파악한 후 언제 이 차량이 멈춰야 하는지 스스로 계산하는 능력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제동시 서서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급제동을 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아직 이 차량이 초기 단계인점을 고려해 만족할만 한 수준이다.

탑승자 관점에서 바라본 국민대 무인 트램 주행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무인 트램, 무인 미니버스 등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운송시스템은 자율주행차보다 더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언맨드솔루션의 경우 자율주행의 개념을 자동차에만 한정짓지 않고 무인 트랙터, 장애인용 전동 카트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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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남은 과제가 있다. 바로 무선 통신의 활성화다. 만일 전파 교란 지역에 이같은 무인 운송체가 투입될 경우, 시스템 혼란으로 인해 차량이 멈추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아직까지 원격 해킹과 같은 보안 이슈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V2X(차량과 사물 간 통신) 시스템 활성화를 위한 산학연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대학교 무인 트램 탑승 영상은 아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