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이웃 간에 전력 사고 판다

한전, 시범 서비스…블록체인 활용 사례들

인터넷입력 :2017/09/29 09:05    수정: 2017/09/29 09:15

손경호 기자

중개기관 없이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온라인 상 계약을 거의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처리하도록 돕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국내서도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서는 어떤 기술 아이디어들이 검토되고 실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을까?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서울시가 공동 주관해 서울창업허브에서 제4회 블록체인 테크비즈 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혁신적 스마트시티 서울 구축'을 주제로 여러가지 활용사례들이 공개됐다.

이날 정용협 앤드어스 대표는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해 신재생에너지를 만든 사용자들이 여유 전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블록체인을 활용해 고안했다.

■신재생에너지, 블록체인 위에서 이웃 간 거래한다

정 대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전력공사는 기존 구축한 전력망을 활용, '이웃 간 전력거래'라는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는 중이다.

개인들 간 전기 에너지를 직거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거래효율성을 높이면서 송배전에 따른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체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계약서가 쓰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프로슈머와 소비자 간 거래 과정에서 최적 가격을 매칭시키고, 계약, 정산 서비스 등에 이런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개인 간 거래는 물론 블록체인을 이용한 빌딩 에너지 거래,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해서도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구성된 한국전력사옥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모듈을 탑재한 건물 정보를 수집해 최적의 에너지 효율성을 관리해주는 시스템인 BEMS, 스마트미터(AMI)를 연계해 전력거래를 구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경우 한전 내 전기차충전기, 전기차를대상으로 블록체인 모듈을 탑재한 충전기, 충전설정용 스마트앱을 이용한 전기차 충전 관련 실증사업에 들어갔다.

공동주택의 경우에도 세대 내에 태양광 에너지 시설과 ESS를 마련하고 블록체인 기반 모듈이 탑재된 스마트미터를 활용해 다른 가정과 전력거래가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모두 블록체인 기반 웹이나 앱을 통해 거래 내역을 보장한다.

■조폐공사,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모바일 신분증 만든다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를 내세우는 사이 한국조폐공사(KOMSCO)는 공공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조폐공사 블록체인팀 김의석 팀장은 "블록체인을 들여다 보면 거래비용을 거의 0에 가깝게 만들고, 거래기록을 공유하면서 참여자(노드)가 합의를 이뤄야하는 알고리즘 철학이 정부가 추구하는 협치를 통해 추구하는 사회시스템적인 방법과 거의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를 활용한 동전 없는 사회에 한국조폐공사의 역할을 뭘까?

그는 "조폐공사는 66년 간 화폐를 비롯해 신분증(전자여권, 주민등록증 등)을 만들어 온 만큼 그동안 공공을 위해 가짜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에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김 팀장은 "동전 없는 세상은 화폐의 기능은 있지만 실물화폐가 없다는 뜻인 만큼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태로 모바일 상품권이나 (오프라인 신분증을 대체하는) 모바일 ID 등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내년 상반기 중 실제로 구축돼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폐공사는 여기에 더해 전자투표, 각종 공공서비스를 활용토록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해 공공행정, 금융, 사물인터넷(IoT), 전자거래 등에 필요한 신뢰 플랫폼을 만든다는 생각이다.

공공 영역에 대한 블록체인 적용을 두고, 김 팀장은 "혁신저항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며 "이로 인한 인력 대체 등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로 하면서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가벼운 아이디어 먼저 적용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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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자로 나선 성신여대 홍승필 교수는 "서울시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할만한 것을 찾는다면 비즈니스 기반이 아니라 더 가벼운 아이디어를 주제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예술품 경매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입찰 투명성, 제품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거나 서울시 전용 디지털코인을 만들어 공원, 지하철 등에서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가족 전용 전자지갑, 반려동물의 질환정보, 주인정보 등을 스마트계약서에 담아 등록증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