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의무교육 시대…어떻게 해야할까

“흥미 유도 교육 필요…사교육 부작용 우려”

인터넷입력 :2017/09/26 12:13    수정: 2017/09/26 14:14

내년부터 코딩교육이 초중고 정규교육 과정에 포함되면서 관심과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딩이 수학만큼 양적으로도 많이 가르쳐야 할 뿐 아니라, 암기가 아닌 이해를 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코딩을 대다수 사람들이 기본 소양으로서 알 필요가 있지만, 한편으로 모두가 여기에 매달릴 경우 영리목적의 사교육 시장이 커질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6일 오전 ‘코딩으로 꿈꾸는 미래사회’란 주제로 굿인터넷클럽 8차 행사를 열었다.

■“코딩 교육 양적으로 늘어야” vs “모두가 잘할 필요는 없어”

왼쪽부터 김성열 교수, 이도호 엔지니어, 하은희 대표, 김국현 대표.

먼저 정보올림피아드 출제와 평가 위원으로 활동 중인 건국대학교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김성열 교수는 수학만큼 코딩이 많이 쓰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공교육에서 코딩 교육이 수학만큼 양적으로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코딩은 수학만큼 많이 가르쳐야 하는 과목인데, 시험 등에 아직 상대적으로 수학보다 코딩이 작게 평가돼 교육양이 충분하지 않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10년 후가 되면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교육이 많이 이뤄졌는지, 중요하게 여겼는지 등의 의문에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기업 코딩클럽 하은희 대표는 코딩 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공감대 형성이 보다 필요하다는 시각을 강조했다. 또 코딩이 대중들에게 기본 소양으로서 필요하지만, 반드시 모두가 잘해야 하는 교육으로 강력히 추진될 경우 자칫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하 대표는 “왜 아이들이 코딩을 배워야 하나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청소년들이 코딩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개발자, 프로그래머가 될 순 없지만 기본 소양으로서 코딩이 필요하고 중요한 것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모두한테 코딩 교육이 이뤄질 경우 영리를 위한 사교육 시장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조언했다.

■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고, 생각해서 풀 수 있게 해야”

코딩 교육의 방법과 방향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김성열 교수는 코딩 교육은 이해하기 쉽게 가르침으로써 흥미를 유발해야 하고, 문제은행식 출제가 아닌 생각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시험에 나와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딩은 어렵지만 이해하고 나면 재미있는 게 많다. 이론을 잘 아는 사람이 가르치면 굉장히 재미있는 분야”라며 “외워서 푸는 문제는 교육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큰 만큼 쉬운 문제든, 어려운 문제든 생각해서 풀 수 있는 문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넥슨코리아 이도호 엔지니어 역시 코딩 교육의 목적이 암기가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기계적으로 짜는 행위에 머물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지 생각하고 어떻게 결과물을 이끌어낼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들의 열정이 어떻게 발현될지 모르는 만큼, 이들이 어떤 것에 몰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첨언했다.

이도호 엔지니어는 “추후에는 자연어 코딩이 가능해지는 만큼 개발자들은 명령어를 외워봤자 소용없다. 무엇을 할까, 무엇을 만들까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녀들이 흥미를 갖는 분야를 선과 악으로 나눠 칭찬하고 구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뭔가에 몰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은희 대표는 “아이들이 유튜브나 TV를 많이 보는 집은 부모들이 많이 보기 때문”이라면서 “본인이 즐거워하는 게 상대방에게 전파 되는 것처럼 코딩 등 부모들이 좋아하는 걸 보여주면 아이들에게도 그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전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필요해서, 하고 싶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골프를 배울 때 우리나라는 자세부터 교정을 받지만, 미국은 먼저 직접 나가서 자유롭게 치는 분위기다. 이 같은 교육방식이 코딩교육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영열 교수는 “궁금해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이유를 모를 때 답답해하는 습관을 들이고 이런 모습을 자꾸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코딩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팅이 입시에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놓고서는 패널 간 입장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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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열 교수는 “결국 코딩교육에 있어 학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교과과정과 입시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코딩 시장이 너무 작다보니 현재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는데, 언젠가는 코딩과목이 입시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하은희 대표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모두가 시험 봐야 된다는 거에는 공감을 못한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