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11 제어센터로 무선랜-블루투스 연결 못 끈다

F시큐어 보안연구원 "버그가 아니라 의도된 동작"…잠재적 공격 노출 우려 증가 지적

컴퓨팅입력 :2017/09/22 16:07

iOS11 홈 화면에서 열리는 '제어센터'로는 무선랜과 블루투스 연결을 곧바로 끌 수 없다. 애플이 제어센터의 무선 네트워크 연결 아이콘 동작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변경된 동작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최신 소프트웨어(SW)로 업그레이드한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기존 iOS 환경에서 제어센터의 무선랜과 블루투스 아이콘은 해당 무선 통신기능을 켜고 끄는 동작을 했다. 켜면 통신기능이 작동하고, 특정한 신호를 잡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끄면 통신기능이 중단되고, 당연히 연결돼 있던 네트워크 접속이 해제된다. 상대적으로 간편했다.

iOS11에서 새롭게 디자인 된 제어센터 (사진=씨넷)

22일 현재 iOS11 환경에서는 제어센터 아이콘을 어떻게 건드려도 무선랜과 블루투스의 통신기능 작동 상태가 유지된다.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각각의 네트워크 접속을 시도하고 해제하는 것뿐이다. 통신기능 자체를 끄기 위해선 이제 설정 메뉴로 일일이 들어가야 한다.

보안업체 F시큐어 소속 하드웨어 보안연구원 안드레아 바리사니는 지난 20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iOS11 새 제어센터 무선랜과 블루투스 전환(아이콘)은 해당 전파 신호를 실제로 끄는 게 아니다"라며 "이건 버그가 아니라 iOS11에서 의도된 동작"이라고 썼다. [☞원문보기]

바이스미디어 '마더보드'도 지난 21일 보도를 통해 이를 지적했다. 애플은 iOS11 환경에서 제어센터의 버튼 2개로 사용 중인 무선 네트워크의 연결과 연결 해제 동작을 하도록 만들었는데, 연결을 끊더라도 무선랜과 블루투스 통신기능은 계속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보도에 따르면, 보안연구원 바리사니는 블루투스와 무선랜을 꺼 두는 것이 하드웨어, 펌웨어, 소프트웨어를 노린 잠재적 공격에 노출될 여지를 줄이는 '좋은 습관'이라고 조언했다. 뒤집어 말하면 이 기능을 불필요하게 켜 놓으면 잠재적 공격에 노출될 여지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실제 무선 네트워크 연결을 이용한 보안위협이 불과 며칠 전에 불거졌다. 지난 12일 보안업체 아미스(Armis) 연구원이 제보한 '블루본(BlueBorne)'은 기기의 블루투스 기능이 켜져만 있으면 기기에 악성코드를 감염, 전파시킬 수 있는 블루투스 보안취약점이다. [☞관련보도]

마더보드 보도를 인용한 IT미디어 더버지는 이처럼 변경된 제어센터 동작이 아이폰에 연결된 '애플워치'같은 기기의 통신을 뜻하지 않게 끊어지기 어렵게 만드는 '스마트한 시도'일 수 있지만, 보안 관점에서는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위협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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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위협이 실질적으로는 높지 않더라도, 사용자에게는 배터리 수명과 데이터통신 품질면에서 불필요한 네트워크를 끄는 것이 유리하다. 새 iOS11 제어센터 동작은 기능이 바뀌었는지 모르는 사용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손해를 주고, 이를 알더라도 불편을 안기는 측면이 있다.

더버지 역시 애플은 그간 직관적이고 간편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자부심을 느껴왔을 수 있지만, 이번 변화는 무선랜이나 블루투스 같은 무선 네트워크를 켜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를 속이는 데 따른 거부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