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게 무시당해도 상처받고 화난다”

뉴질랜드대학 실험 결과…"화내고 욕설 퍼붓기도"

컴퓨팅입력 :2017/09/19 09:48

“로봇에게 무시당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연구진은 사람들이 로봇에게 거절을 당했을 때 자아 존중감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연구하고, 해당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IT매체 매셔블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로봇에게 거절당하거나 무시하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다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실험 참가자들은 로봇에게 직접 욕을 하는 등 크게 화를 내기도 했다.

켄터베리 대학 연구진은 총 147명의 자원봉사자를 휴머노이드 로봇 백스터(Baxter)와 함께 ‘커텍트4’라는 보드게임을 함께 하도록 했다.

미국의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리싱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백스터 (사진=씨넷)

백스터는 통합 센서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1.8m 높이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람들과 함께 안전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설계된 로봇이다.

본래 백스터 로봇은 공장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데 쓰이는 로봇으로, 카메라가 장착돼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충돌하지 않는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를 위해 말을 할 수 있고 스크린으로 얼굴 표정을 띌 수 있도록 백스터 로봇을 개발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백스터 로봇과 커넥트4라는 보드게임을 진행한 후, 게임이 끝나게 되면 로봇이참가자들에게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를 말하게 된다.

(1) "재미있었어. 언제 너와 다시 놀고 싶다. 좋은 하루 보내. 잘 가”

(2) "좋은 하루 보내. 잘 가".

(3) "지루했어. 다시는 너와 놀고 싶지 않아. 잘 가"

연구진은 실험이 끝난 후 참가자들의 자아존중감(Self-esteem)을 측정했고 로봇에게 (1), (2)의 말을 들은 실험 참가자들의 자아존중감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3)의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크게 상처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한 명은 (3)번의 말을 듣고 로봇에게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다.

로봇에게 무시당해도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연구진들은 이번 실험의 결과가 더 일반적인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에서도 적용해 확인된다면, 이는 매우 설득력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형태를 가진 로봇들이 오늘날 우리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무엇을 구매할 때 챗봇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을 묻기도 하고, 부엌에 있는 스마트로봇에게 음악 재생이나 타이머 설정을 요청하기도 한다. 앞으로 로봇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는 사람들이 향후 로봇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는 로봇을 통해 아주 기본적인 작업에만 활용하지만, 앞으로는 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연구진들은 "외롭고 사회적으로 단절된 사람 등을 위한 소셜 로봇도 개발될 것"이라며 “만약 로봇이 사회적 연결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을 우연히 거절하게 된다면 사람들의 자아 존중감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