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SW업체 엠로, 10년째 신입공채하는 이유

"사람 투자가 최고"…매출 성장-인력 확대 선순환 구조 안착

컴퓨팅입력 :2017/09/17 13:00    수정: 2017/09/17 18:42

중소 소프트웨어(SW) 업체가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매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단, 신입 개발자를 뽑아 업무에 투입하기까지 몇 개월은 교육시켜야 하는데,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또 매년 개발자를 일정하게 늘릴만큼 사업 규모가 성장하기도 쉽지 않다.

국내 구매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1위 업체 엠로는 이런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구매 SCM은 협력사 발굴, 선정, 계약, 납품, 입고, 정산에 이르는 구매 전 과정을 최적화주는 솔루션이다.

엠로는 바로 이 분야 국내 1위 업체다.

엠로는 연매출 60억원 수준이던 2008년부터 매년 신입사원 공채를 하고 있다. 그사이 회사 매출은 271억원으로 성장했고, 신입 공채 규모도 10명 정도에서 20명까지 늘었다. 공채 1기들은 이제 차장 직급을 달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했다.

'매출 성장과 인력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에 올라탄 것이다. 최근 서울 당산동에 위치한 엠로 사옥에서 회사의 인재 채용과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신성웅 전무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엠로는 사업 초기인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30%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구매 SCM 시장 전체가 성장한 것도 한 몫했다.

신 전무는 "과거 기업들은 물건을 파는 데만 집중했지만 요즘엔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이기 때문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가 회사 내부의 효율화를 돕는 솔루션이라면, SCM은 외부 협력사와 협업 과정에서 생기는 비효율을 최소화해준다.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없다. 좋은 협력사를 찾아야 회사의 부가가치가 극대화된다는 걸 많은 기업들이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클리어워터 인터네셔널에 따르면, 글로벌 구매 SCM 시장은 2013년부터 매년 10% 성장하고 있다. ERP가 7.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구매 SCM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인 2013년부터 엠로는 연평균 17.3%씩 성장했다. 회사가 글로벌 평균을 뛰어넘어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가 국내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SCM 시장에서 엠로의 시장점유율은 40% 정도로 추산된다.

성장 동력은 "사람에 대한 투자"

신 전무는 엠로의 성장 동력이 "사람에 대한 투자"에 있다고 강조했다. 효율만 생각하면 하청을 주는 게 가장 좋지만 "SW는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인적 자원의 축적이 중요하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구매 SCM 솔루션 분야는 전문 개발자 양성이 필요한 분야다. 우선 구매 SCM은 커스터 마이징 없이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 중 하나다. 기업의 구매 품목과프로세스, 조직 문화에 따라 요구 사항이 달라지는데 국내 기업들의 요구사항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또 많게는 수 천개의 협력사들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개발 시 고려할 점이 상당히 많은 것도 어려움이다. 어느 업체나 접속할 수 있게 유연해야 하고, 특정 시즌에 접속이 몰려도 처리가능해야 한다. 또, 거래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보안도 중요하다. 기업 내부 다양한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원활하게 연결해야 하는 것도 도전 과제다.

(표=엠로 제공)

이런 이유로 엠로는 구매 SCM 전문가 양성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8명의 신입 SW 엔지니어를 채용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신입공채를 현재 진행중이다.

사실 신입 개발자를 뽑으면 6개월은 투자 기간이 필요하다. 내부에 교육이 3개월, 고객사 프로젝트에 OJT 형식으로 실습 교육을 3개월간 진행한다. 물론, 교육 인력에 대한 비용은 고객사에 청구하지 않는다. 이 후엔 구매 SCM 한 분야만 다루기 때문에 어느새 '도사'로 변해 있다는 게 신 전무의 설명이다.

엠로는 신입공채뿐 아니라 경력 공채도 매년 20여 명 규모로 매년 뽑고 있다. 현재 196명인 전체 직원 수를 앞으로 3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엠로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신 전무는 "한 가지 전문 SW로 300억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별로 없다"며 "하드웨어 납품 없이 솔루션, 라이선스, 인건비만으로 이 정도 규모를 이룬 것은 직원들의 경쟁력 덕분이고 회사와 스스로에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고 강조했다.

엠로 신성웅 전무

그는 엠로가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활약할 수 있는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직원들이 환갑잔치를 엠로를 다니면서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도 있다. 올해 정년퇴직하는 직원도 처음으로 나온다. 회사는 정년퇴직 후에도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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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직원을 뽑아 고용을 창출하고, 전문가로 육성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다닐 직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엠로는 모범적인 중소기업이다.

신 전무는 "개발자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SW엔지니어 18명을 뽑는데 600여명이 지원한 걸 보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중소 SW 전문기업들이 기업은 직원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