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걸리던 시뮬레이션, 실시간으로 해결한다

앤시스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과정 바로 구현"

컴퓨팅입력 :2017/09/14 17:25    수정: 2017/09/14 17:54

물리적인 현상을 컴퓨터로 미리 예측해 보는 것을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실제 상황을 따져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엄청나게 복잡한 컴퓨터 연산이 요구된다. 손톱 10분의 1 크기인 반도체 하나의 물리적 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중앙처리장치(CPU) 100여 개가 있는 컴퓨터가 2주 가량 계산해야 할 정도다.

그러다보니 설계자가 모델링을 한 뒤 해석 전문가에게 시뮬레이션을 맡기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개월 뒤에야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렇게 오래 걸리던 시뮬레이션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르긴 몰라도 제품 개발과 생산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솔루션 글로벌 1위 업체 앤시스가 이런 꿈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고 있어 주목된다.

앤시스는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을 활용해 실시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한 '디스커버리 라이브'란 제품을 베타 버전으로 무료 공개했다. 내년엔 베타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식 제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조용원 앤시스코리아 대표

조용원 앤시스코리아 대표는 1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스커버리 라이브를 소개하면서 "지금까지 시뮬레이션에서 실시간이란 개념은 없었다"며 "설계와 해석 분야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뮬레이션은 제품 개발의 후반부인 검증 단계뿐만 아니라, 제품 컨셉 설계부터 양산 전 단계까지 전반적인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시뮬레이션은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었다. 아무리 간단한 시뮬레이션이라도 사전작업과 사후작업이 필요해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했다.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단계가 많아지니 해석 전문가들은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설계자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에 놓였다.

■ 직관적 사용환경 갖춰…전문가 아니어도 활용 가능

조 대표는 "설계하는 사람이 모델링을 한 다음 해석하는 사람에게 주면 몇 주가 걸린다. 그러다가 컴퓨터가 다운이라도 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설계자들은 이런 걸 다 기다리면서 일해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앤시스가 공개한 디스커버리 라이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디스커버리 라이브는 설계와 생산 엔지니어들도 자기가 만든 모델을 가지고 실시간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디스커버리 라이브는 비전문가를 포함해 모든 엔지니어가 시뮬레이션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사용 환경과 사용자 편의성을 갖췄다.

조 대표는 "쉽게 말했지만 어마어마한 사건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가진 업체는 앤시스뿐이다"고 말했다.

모든 엔지니어가 설계 변경에 따른 결과를 즉시 검토할 수 있게 되면, 변경 사항의 영향을 즉시 디지털로 탐색해 더욱 빠르고 정확한 제품 제작이 가능해진다.

실시간 시뮬레이션은 그래픽처리장치(GPU) 힘을 빌린 덕분에 가능해졌다. GPU는 CPU보다 연산능력이 뛰어나 인공지능(AI) 요소 기술인 딥러닝 연산이나 비트코인 채굴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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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연산에 처리속도가 좋은 GPU를 활용하면서 실시간 변화 확인이 가능해진 것이다. 디스커버리 라이브는 엔비디아 GPU 일정 사양 이상에서 구동할 수 있다.

조 대표는 “개인 PC가 대중화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처럼, 앤시스도 시뮬레이션 솔루션이 제조업 분야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현재 앤시스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국내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새롭게 출시하는 신기술 및 보유하고 있는 완벽한 자사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전략을 더욱 강화해 업계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