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말까

美 과학계, 가능성-타당성 놓고 열띤 공방

과학입력 :2017/09/14 10:23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이하 SETI)’ 프로젝트가 인간과 외계인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반 세기 동안 천문학자들은 외계인을 찾기 위해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인이 보낸 신호를 추적해왔다. 지능을 갖춘 생명체라면 규칙적인 전파를 전송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 다른 성과가 없다.

SETI에서 활동 중인 과학자 세스 쇼스탁(Seth Shostak)은 향후 20년 안에 외계인으로부터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반해 미국 코넬대학교 천문학자 여반트 테르지얀(Yervant Terzian)은 조금은 비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확률적으로 계산해 보면, 외계인과의 접촉은 1,500년 만에 1번이라며, 이 것도 외계인이 보내는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지구에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SETI 프로젝트가 인간과 외계인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SETI 조직 안에는 외계인이 보내는 전파나 메시지를 추적하는 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외계인이 들을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METI’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외계인이 지구를 정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우주에 적극적으로 지구를 드러내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런 METI의 활동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스티븐 호킹과 같은 일부 과학자들은 보내는 메시지를 받을 외계인이 선한 존재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주 공간으로 무턱대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계인이 인간에게 우호적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적대적일 경우 “여기를 공격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IT매체 씨넷은 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 METI(Messaging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활동을 1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METI 그룹을 이끌고 있는 더글라스 와코치(Douglas Vakoch)는 이런 비판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METI를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뭔가를 하는 것을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실제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황의 위험과 이점을 판단하려고 할 때, 우리는 마음에 떠오르는 생생한 이미지에 의지하기 마련이다. 흔히, 외계인을 떠올리면 떠오르는 생각이 무섭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그는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그는 내년까지 METI는 우주에 메시지를 보내기를 원한다며,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면 몇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첫째는 지구상의 어떤 언어에도 익숙하지 않은 외계인에게 어떤 언어의 메시지를 보낼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학적 언어체계에서부터 기본적인 챗봇, 음악, 픽토그램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곤 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 SETI 과학자들은 수학과 물리학에 바탕을 둔 메시지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이는 이 학문이 외계인과 공통점을 가질 수 있는 지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METI도 이 접근법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분야를 모두 다루려고 했다"며,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것에 대해 통신을 시도하기 보다 수학이나 물리학 등 몇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메시지를 어디로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매년 천문학자들은 소위 거주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행성을 속속 발견하고 있다. 와코치는 주로 별과 행성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아 생명체가 살기 좋은 행성, 즉 거주 가능 지역에 위치해 있는 행성을 목표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메시지에 담을 내용이다. 1970년에는 우주선에 인간의 모습을 그린 그림, 수학공식, 거리 소음, 아기 울음 소리, 지미 카터 대통령의 인사말 등을 함께 실어 보낸 적이 있고, 1974년에는 10진수, DNA를 이루는 원자번호, 인구밀도, 태양계 정보와 지구의 위치 등을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전파 메시지로 내보내기도 했었다. 또, 이 내용이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도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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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METI 프로젝트가 위험성 등을 이유로 논란거리가 있기 때문에 현재 METI 연구진들은 우선 외계인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상당 수는 즉각적인 만족에만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미래의 SETI 연구원들의 오랜 기간에 걸쳐 외계인이 보내는 전파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한다면, 외계인을 찾던 찾지 못하던 그 과정에서 성공을 맛볼 것이다"고 METI 더글라스 와코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