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뺨치는 웹오피스 강자, 사이냅소프트

[강소기업이 미래다③] 전자문서 한국시장 1위

컴퓨팅입력 :2017/09/11 15:26    수정: 2019/01/10 14:03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③ 네이버도 쓰는 웹오피스+전자문서 강자 사이냅소프트

인터넷에서 문서 파일을 내려받는 건 이젠 일상이 됐다. 하지만 실제로 문서를 내려받으려고 하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컴퓨터에 관련 프로그램이 없을 땐 수백 MB짜리 뷰어나 오피스를 별도로 설치해야 할 수도 있다. 그건 오히려 약과다. 운이 나쁘면 정상 파일로 위장한 악성코드에 감염될 위험도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다보면 한 두 번쯤 이런 일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많다.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되는 불편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찾긴 쉽지 않다.

그런데 한국의 한 중소 SW업체가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자리잡고 있는 중소 SW회사 '사이냅소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사이냅소프트는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이 회사 기술은 이미 일상생활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요즘 정부, 공공기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문서 바로보기'란 기능이 바로 이 회사 작품이다.

그 뿐 아니다. 사이냅소프트는 전자문서 내용을 브라우저에 곧바로 표시해 주는 '문서뷰어'와 편집까지 가능한 '웹오피스' 제품까지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사이냅소프트가 확보한 ISV 파트너만 90곳에 이른다. 또 4천곳 이상의 공공기관과 기업에 제품을 공급했다. 인터넷 서비스의 문서보기 편의성을 개선하고 향후 웹오피스 시장의 기대 수준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 핵심 기술과 제품: 문서필터+뷰어+오피스 3박자 구비

18년째 국내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사이냅소프트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기업과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에 제품을 공급했다. 덕분에 이 분야의 대표적인 '히든 챔피언'으로 꼽힌다.

문서필터 작동 과정과 지원 포맷. (사진=사이냅소프트)

회사 주력 제품은 문서필터 '사이냅 도큐먼트 필터', 문서뷰어 '사이냅 도큐먼트 뷰어', 웹오피스 '사이냅오피스' 등 3가지다.

문서필터는 파일을 열지 않고 본문의 텍스트(글자)를 읽어 주요 내용을 표시하는 SW다. 그 일종인 사이냅 도큐먼트 필터는 윈도, 리눅스, 유닉스 등 여러 32비트 및 64비트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한글과컴퓨터 HWP, 어도비 PDF 등 50여가지 문서 포맷을 지원한다.

다국어 인코딩, 빠른 속도와 안정성 등으로 보안, 검색, 포털, 메일 등 다양한 솔루션과 사업자 서비스에 들어갔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대형 포털과 SW솔루션업체에 공급됐다. 국내 문서필터 솔루션 라이선스 시장의 점유율 90%를 차지한다.

문서뷰어는 전자문서 파일의 글자와 거기 적용된 글꼴, 자간, 행간, 색상같은 서식을 함께 보여 주는 SW다. 그 일종인 사이냅 도큐먼트 뷰어는 기업 홈페이지 방문자가 액티브X같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통해 브라우저로 원하는 문서를 바로 열어보게 해준다.

PC,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HWP, MS오피스, PDF, 이미지, 텍스트 파일 내용을 표시해 정보 접근과 모바일 업무 편의성 향상을 돕는다. 초·중·고등·대학교 4천600곳, 광역지방자치단체 95%에 적용됐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와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클라우드베리에도 공급됐다.

사이냅소프트 간판제품인 문서뷰어 실제 사용 화면.

웹오피스는 문서파일 내용을 표시할 뿐아니라 편집하고 저장까지 할 수 있게 만들어진 SW다. 그 일종인 사이냅오피스는 사용자 기기에 프로그램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실행 가능한 클라우드형 오피스다. 다루는 서식에 따라 사이냅 워드, 슬라이드(파워포인트), 셀(엑셀), 폼(설문조사)으로 나뉜다.

사이냅오피스 서비스 구성도. (사진=사이냅소프트)

HWP와 MS오피스 포맷, 서식 표시와 편집 기능을 충실히 제공한다. 데스크톱의 MS오피스, 공공시장의 한컴, 모바일의 인프라웨어처럼, 사이냅소프트는 웹 영역에 특화된 오피스SW 기술력을 자랑한다. 사이냅오피스를 활용한 네이버오피스가 이를 방증한다.■ 미래 비전: 국내 시장 석권…"해외서도 통한다" 자신감

사이냅소프트는 전자문서 분야의 대표적인 강소기업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18년 동안 전자문서 솔루션 기술이란 한 우물을 파면서 기반을 다져온 덕분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당분간 한 우물을 파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그 만큼 이 시장에 성장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 문서뷰어 SW 사업에서 여전히 큰 시장 기회를 기대한다. 아직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에 도입하지 않은 곳이 많은데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 서비스를 기본으로 기대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국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일단 수요는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국외에선 필요시 메일에 PDF를 첨부하는 곳이 많은데, 한국과 같은 '문서 바로보기' 사례가 알려지고 오피스 문서 파일을 직접 올리는 서비스가 많아진다면 회사의 기회가 커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지 영업파트너를 둔 일본에선 작게나마 문서뷰어 SW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4월 현지 비즈니스 웹메일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퀄리티아'의 메일솔루션에 공급됐다. 누적 수출액은 1천912만엔(약 2억원)으로 아직 크진 않다.

아시아권에선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쪽의 기회를 보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싱가포르의 아시아권 대규모 IT산업 전시회 '커뮤닉아시아'에 참가했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대통령후보자 선거공보를 브라우저에서 바로 열어 보여주는 시연에 큰 관심을 얻었다고 한다.

2017년 5월 싱가폴 커뮤닉아시아 전시회 사이냅소프트 현장부스.

회사는 미국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기술 파트너(파트너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스탠더드 티어)다. 미국에는 영업 파트너를 두는 대신 지난 2월 AWS 클라우드 장터에 뷰어를 올리고 원하는 기업이 찾아 쓰게 했다. 실사용 사례가 나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이냅소프트는 웹오피스 제품의 품질 개선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네이버오피스'가 상용화할 수 있을만큼의 품질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네이버는 사이냅소프트의 지분 25%를 보유한 투자사이자, 분사한 '웍스모바일'을 통해 네이버오피스를 운영 중인 회사다. 그 유료화는 기술을 공급한 사이냅소프트에 라이선스 수익원이 된다.

웹오피스의 품질은 글로벌 진출의 가늠자이기도 하다. MS와 구글같은 글로벌 업체가 오피스SW 제품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확대하고 그에 따라 계정단위 수익모델을 채택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사이냅소프트같은 웹오피스 개발업체의 시장 기회도 커짐을 뜻한다.

사이냅소프트 주요 제품과 고객사들

■ 기업문화: 함께 배우고, 협업하고, 성장하는 개발자들

사이냅소프트는 기술개발과 품질 고도화라는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능한 개발자 인재를 채용 중이다. 연 2회 정도 공채 형태로, 경력직보다는 신입 직원을 주로 뽑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만 각각 10명 가량이 입사했다.

회사는 인터넷에 낸 채용퀴즈를 푼 사람만 이력서를 낼 수 있게 했다. 전화 인터뷰 후 실기면접과 임원면접을 거쳐야 한다. 우선 실력이 검증돼야 하고, 모든 면접관이 만장일치 합격을 시켜야만 한다. 전경헌 대표 스스로 인정할만큼, 채용 기준이 엄격한 편이다.

전경헌 대표는 "조직규모나 채용인원에 한도를 둔 건 아니고 현재까지는 '좋은 사람이면 제 몫을 한다, 좋은 사람은 무조건 뽑는다'는 방침인데, 채용 기준이 엄격해서 현재까지는 우리가 원하는만큼 좋은 사람이 (충분한 규모로) 뽑히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는 이런 개발자들이 함께 배우고 협업하며 성장하는 문화를 중시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6년부터 애자일 방법론, 코드리뷰를 도입하고 문서화보다 실질적인 결과물을 강조하는 업무 방식을 정착시켰다. 개발방법론 관련 자문과 외부 세미나를 통해 선진 개발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사원들은 내부 세미나 아세('아는만큼 세미나'의 줄임말)를 통해 자발적으로 지식을 얻고 공유하기도 한다.

사이냅소프트가 강조하는 업계선도적 SW개발 프로세스 활동 이력

4년전부터는 기업 문화를 알리기 위한 창구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월별 사내 행사나 고객 대상 행사를 기록하고 다양한 시각을 적용해 제품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자리로 활용한다. 개발 문화는 인재 채용에, 제품관련 콘텐츠는 사업부 활동에 각각 유용했다는 평가다.

사원들 사이에선 복리후생으로 보장되고 있는 '안식휴가'를 회사 최고의 문화로 꼽는다. 직원들은 입사 후 만 4년, 7년, 10년마다 100% 유급으로 4주간의 리프레시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이밖에 회사는 인당 월 5만원의 팀비, 무한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 전경헌 대표의 경영철학: 사이냅소프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냅소프트 창업자 전경헌 대표는 1994년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자연어처리, 정보검색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1999년 한국무역정보통신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 전산화 프로젝트 담당자로 일했다. 1999~2000년 사이 검색엔진 전문회사 '서치캐스트' 공동창업자 겸 CTO로 일하다 2000년 7월 '수퍼스마트'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가 2002년 8월부터 사이냅소프트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전경헌 대표 (사진=사이냅소프트)

전 대표가 과거 P2P 지식관리서비스를 위해 개발한 기술이 오늘날 사이냅소프트 문서필터, 문서뷰어, 웹오피스 제품의 단초가 됐다. 그는 파일 내용을 분석해서 그 이름만으로 알 수 없는 내용을 텍스트나 이미지로 보여주는 검색기술을 만들었고, 이를 초기 네이버가 라이선스했다. 문서필터 기술은 용도를 넓혀 갔다. 공공홈페이지 게재 문서에서 개인정보 또는 대기업 이메일 첨부문서 내용에서 기술정보를 거르는 식으로도 활용됐다. 이후 텍스트의 서식 유지 기능이 추가된 문서뷰어와 편집, 저장이 구현된 웹오피스가 만들어졌다.회사는 2004년 1월 중소기업기금 벤처기업 지정, 2005년 7월 기술혁신중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2010년 문서변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해 NHN(네이버)의 지분투자를 받고 '네이버 워드'가 나왔다. 2011년 다음클라우드 변환서비스, 2014년 안전행정부 클라우드시범사업과 한라그룹 업무포털에 기술을 공급했다. 2015년 문서뷰어가 나라장터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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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9월부터 2년간 글로벌크리에이티브SW(GCS) 정부R&D 과제 '실시간 공동편집 기능과 개방형 연동 API를 갖춘 기업향 클라우드 오피스 플랫폼 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최근 수행을 마쳤다.

전 대표는 좋은 SW를 만들어 세계인들이 쓰게 만들고, 대한민국에도 그런 좋은 SW회사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을 사명이라 말했다. 물론 그 과정에 직원과 주주에 합당한 물질적 보상을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좋은 개발문화를 매출로 연결시킨다는 게 SW기업 대표로서 밝힌 그의 지론이었다. 회사 홈페이지의 '정말 괜찮은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라는 기업이념 표어는 높은 SW품질과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