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청소부, 매출 1조 클럽을 설계하다

[강소기업이 미래다②]야놀자, 연 86% 고속 성장

인터넷입력 :2017/09/08 09:54    수정: 2019/01/10 14:12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②숙박 O2O 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 야놀자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국내 숙박 O2O(Online to Offlne) 서비스 경쟁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투자도 활발히 이뤄졌고, 경쟁사 간 마케팅 전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덕분에 이제는 호텔뿐 아니라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을 사용자들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살펴보고 비교하고 예약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커진 국내 모텔 시장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한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까지 합친 숙박시장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선다.

■ 고속 성장 야놀자…숙박 O2O를 대표하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야놀자

올해 창업 12년이 된 야놀자는 국내 숙박 O2O 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이다. 숙박 시설을 ‘자는 곳’에서 ‘노는 곳’으로 바꾸는 데 많은 비용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야놀자는 호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뿐 아니라 해외 숙소까지 모든 숙박 유형에 대한 예약 서비스와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직접 숙박 프랜차이즈 사업도 전개, 전국에 127개의 직영점과 가맹점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682억원)이 전년 대비 86.3%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지난 7월 이미 작년 매출을 넘어 올해 1천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5년 뒤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국내 숙박 O2O 사업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야놀자 서비스와 기술력을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구글트렌드 분석 결과 야놀자는 지난 7월 한 달 간 모바일 통합 ‘키워드 조회수’ 및 숙박 O2O 분야 ‘관심도’ 지수 1위를 차지했다. 에어비앤비&호텔스컴바인, 하나투어, 호텔스닷컴, 인터파크투어 등을 따돌렸다.

또 야놀자는 모바일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의 ‘O2O 서비스 이용 트렌드 리포트 2017’에서 숙박 O2O 주사용앱 1위에 선정돼 여기어때, 호텔스컴바인, 호텔스닷컴 등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인터넷카페서 시작한 야놀자, 건강한 숙박 문화 선도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설립 12주년 행사에서 야놀자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의 야놀자는 이수진 대표가 모텔 청소부로 시작해 일군 회사다. 2005년 자본금 5천만원을 갖고 숙박공급자들을 위한 구인, 부동산 정보 온라인 커뮤니티로 출발해, 소비자들에게 숙박정보를 제공하고 업주들에게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숙박업소 이용후기 카페를 인수 받아 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그리고 2010년부터 모텔과 같은 중소형 숙박에 예약시스템을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나, 호텔과 달리, 길을 걷다 가까운 숙박업소에 들어가는 모텔 이용 행태를 바꾸기까지 오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야놀자는 업계 최초로 당일 예약 시스템을 오픈했으나, 활성화되기 시작한 건 이제 겨우 2년 남짓이다. 이제 많은 고객들이 호텔뿐 아니라 모텔이나 펜션 등을 찾을 때 야놀자와 같은 숙박 O2O 서비스를 통해 당일 예약, 미리 예약, 연박 등의 서비스를 쉽게 이용한다.

야놀자 앱(왼쪽), 구글플레이 여행 및 지역정보 카테고리 순위.

야놀자는 창립 10주년이 되던 지난 2015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에서 ‘리스타트’를 선포하며 본격적인 숙박 O2O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과거에는 숙박 업주와 소수의 커뮤니티 가입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머물렀다면, 리스타트를 시작으로 야놀자의 대중화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 무렵 ‘여기어때’ 등이 출연, 경쟁 구도가 짜이면서 국내 숙박 O2O 시장이 더 빠르게 확장됐다.

이 가운데 야놀자는 모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가맹점을 찾아가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조사해 ‘몰카 안심존’을 지정하고, 청결하고 건전한 숙박 시설 조성을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다.

성인방송 없는 모텔을 직접 만드는가 하면, 이용자들이 방 안에서 휴식과 안정을 취하고 놀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의 숙박 시설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소형 호텔 가맹점에 가상현실(VR) 콘텐츠(게임)를 제공함으로써 숙소를 놀이공간으로 바꾸는 데 힘을 썼다.

■ 예약·프랜차이즈·교육·MRO 등 온·오프라인 사업 전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호텔 에이치에비뉴 광안리점

현재 야놀자의 대표적인 온라인 서비스로는 ‘야놀자’, ‘야놀자 펜션’, ‘호텔나우’ 등 O2O 기반의 숙박 예약 서비스가 있다. 누적 가입자 수는 765만 명으로, 모바일 앱 총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천800만에 달한다.

이중 야놀자 서비스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해외민박과 같은 중소형 숙박시설부터 특급호텔까지 모든 유형의 숙박 시설에 대한 정보 확인 및 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지역별 이벤트와 여행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서비스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회사는 지난 2011년 숙박 프랜차이즈 ‘야놀자 프랜차이즈’를 출범 시켰다. 다양한 숙박 마케팅 경험과 위탁, 직영 숙박 업체 공사 및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호텔야자’, ‘호텔얌’. ‘에이치에비뉴’ 등 세 가지 콘셉트에 특화된 숙박 브랜드를 선보였다. 회사는 현재 전국 127개 프랜차이즈 직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객실용품 전문 브랜드 '좋은숙박연구소'.

야놀자는 프랜차이즈 업소들을 위한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소모성 자재 유지 보수 운영)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단순히 소모성 자재를 대량 구매해 싸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1년 간 약 3천개 이상의 객실과 230만 명 이상의 투숙객을 연구 분석해 자체 객실 용품 브랜드 ‘좋은숙박연구소’를 내놓은 것이 특징이다. 칫솔, 치약, 세안제 등 작은 품목까지 엄선해 가성비를 높였다.

야놀자는 교육 사업을 통해 숙박업소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야놀자의 또 다른 사업은 교육이다. 2015년 4월 야놀자 평생교육원을 신설, 지난해 1월 중소형 숙박 분야 최초로 평생교육원 설립 인가를 받았다. 4월에는 서울산업진흥원 신 역량스쿨 협력기관으로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회사는 ‘중소형 호텔 창업 과정’, ‘룸메이드 양성 과정’, ‘숙박업 전문가 특강’, ‘숙박업 리모델링 심화 과정’ 등을 운영하며 숙박업 관련 인재 양성과 검증된 인력 공급에 힘쓰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 총 910억원 투자 유치…글로벌 시장 도전

야놀자의 놀아보고서 캠페인은 지난 5월 '2017 에피어워드 코리아'의 ‘레저, 여행,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체험’ 등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지난 6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국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억원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는 현재까지 총 910억원 투자금을 모았다.

회사는 야놀자 비전인 ‘누구나 마음 편히 놀 수 있게’를 실현하고자 온·오프라인 전 영역에서 숙박 서비스 혁신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에서는 예약 시스템과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등 고객 사용 편의성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제휴점에게는 공실률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는 혁신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를 개발하고, 운영 및 예약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 소모성 자재, 마케팅 지원, 비용절감 컨설팅 등 최적화된 B2B 서비스 역량을 키울 생각이다.

야놀자 IoT 접목 서비스 스마트프런트.

글로벌 시장을 위해서는 숙박시설에 최적화된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숙박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과 비슷한 환경의 아시아권 진출 계획도 세웠다. 야놀자가 가진 숙박 관련 IoT 기술력을 수출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야놀자는 IoT 기술기반의 통합 숙박 플랫폼 스마트프런트로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KIPFA)에서 주관하는 IoT혁신대상 시상식에서 최고대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 회사는 중국 온라인 여행포털 씨트립과 API 연동을 통해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본격화 하고, 해외 민박 서비스 ‘민다’ 투자를 통해 해외 아웃바운드 고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 야놀자 “잘 놀아야 일도 잘 한다”

야놀자 구내식당.

야놀자는 35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즐겁게 근무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와 복지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 포춘코리아와 잡플래닛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회사’로 선정된 바 있다.

이 회사는 ‘잘 놀아야 일도 잘할 수 있다’는 기조 아래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 중이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고, 팀의 업무 성격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 개개인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책임감을 고취시키는 제도라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일 효율성 또한 높아졌다는 것이 회사의 평가다.

또 야놀자는 대표 경영 방침에 따라 아침, 점심, 저녁 삼시세끼를 회사가 무료로 지원한다. 외근 직원들을 위한 테이크아웃 메뉴도 있다.

회사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타운홀 미팅과 토크 콘서트로 구성된 ‘놀수’(노는 수요일)를 운영한다. 몇 년 새 크게 늘어난 임직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다.

2015년 야놀자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

이 밖에 야놀자는 직원들의 심신단련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헬스장, 요가실, 배드민턴장, 수면실, 샤워실, 클라이밍 및 탁구시설, 도서관 등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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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대표는 “강소기업이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찾아내고 이를 잘 포장해 상품화시킬 수 있는, 확장력을 갖춘 회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성장이냐 수익이냐를 늘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데, 회사가 빠르게 성장 중이고 확장할 수 있는 사업들이 아직 많은 만큼 당분간 성장에 초점을 두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은 업계 리더라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5년 뒤쯤엔 매출 1조를 달성하고 이용자들이 알게 모르게 재미있고 설레는 회사가 되고 싶다”며 “스타벅스나 오뚜기처럼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