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왔다

순식간에 역사현장으로…과학현상 직접 체험도

컴퓨팅입력 :2017/08/31 16:06    수정: 2017/08/31 18:29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이러닝 코리아 박람회장. 교육 현장에 IT 기술을 접목해 교실을 개선해 보려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IT 기술은 단연 가상현실(VR)이다. VR헤드셋 하나로 교실이 교과서 밖 또 다른 배움의 터로 순간 이동한다. 전세계 역사유적지를 탐방하고, 몸 속 장기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며, 화재나 선박 침몰 같은 재난 상황에서 처해 탈출방법을 익힐 수도 있다.

이날 박람회에선 VR과 IT기술이 바꿀 교실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었다.

“여기가 남한산성입니다. 지금 보고 계신 공간은 내행전입니다. 왕이 남한산성으로 행차했을 때 잠을 잤던 곳이에요. 방이 두개, 마루가 한개로 구성돼 있어요. 총 6명의 왕이 남한산성에 행차해 내행전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구글 익스피디션 체험 모습

세계 명소를 VR로 가상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글이 개발한 익스피디션(Expeditions)은 대표적인 교육용 VR콘텐츠다. 스마트폰과 카드보드로 만든 헤드셋만 있으면 세계 주요 명소, 우주, 바닷속, 높은 산 등 다양한 가상 현장학습이 가능하다. 총 600여 곳의 콘텐츠가 현재 마련돼 있다.

이날 행사장에선 가이드를 따라 남한산성을 탐방하는 콘텐츠가 시연됐다. 선생님에 해당하는 가이드가 체험 참가자들을 이끌고 아치형 구조가 멋스러운 남문으로 들어가 왕이 행차하여 업무를 봤다는 외행전을 지나 침전인 내행전으로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도 가이드의 소개에 따라 시선(화면에 얼굴모양 이모티콘으로 참가자의 시선을 표시해 둠)을 일제히 아치형 문에 가져갔다 성벽으로 이동하다 했다. 가상 환경이지만, 실제 단체 현장 학습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체험자들의 시선(얼굴모양 표시)이 이동하는 모습.

구글 익스피디션 앱을 다운 받아 선생님은 가이드로, 학생들은 팔로우 등록하면 이 같은 가상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구글에 따르면 익스피디션에는 남한산성 이외에도 제주의 성산일출봉, 만장굴, 비자림 등 국내 명소가 포함돼 있다.

에듀테크 기업 테크빌교육은 이번 박람회에서 극장 화재, 선박 침몰, 보행 안전사고, 가정 안전사고에 대비해 행동요령을 익힐 수 있는 안전교육 체험 VR콘텐츠를 소개했다.

극장 화재 상황을 체험하는 모습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화재가 발생한 극장 상황을 체험해 봤다. 눈앞에 불길에 휩싸인 극장이 펼쳐지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주춤거리게 됐다. 그때 “먼저 대피 유도등을 확인하라”는 알림창이 떴다. 지시에 따라 컨트롤러의 스틱버튼을 눌러 유도등을 따라 이동했다.

비상구가 보이자 이번엔 “비상구 손잡이 온도를 확인하라”는 알림이 등장했다. 가까이가 손을 대보니 온도가 너무 높아 열수가 없었다. 다른 비상구로 이동하려면 소화기를 찾아 불을 진화해야 한다. 소화기 안전핀을 뽑고 호스를 잡아 아래부터 뿌리니 불이 잦아 들었다. 가상이지만 처음으로 소화기를 써봤다. 다음 지시에 따라 연기가 자욱한 복도는 자세를 낮춰 이동했고, 비상계단에 다다라 탈출할 수 있었다.

가상현실 안에서 소화기 사용방법을 익힐 수 있다.

테크빌교육 박기현 부사장은 “학교에서 안전교육 수업시수(학기당 51시간)이 잡혀 있지만 체험보단 앉아서 듣는 식이 많다”며 “VR을 이용하면 교실 안에서도 다양한 재난 상황에 따른 필수 행동요령을 몸으로 반복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 교과서 과정을 VR 콘텐츠로 개발한 업체 ‘사이언스 아티슨 VR’은 교육부 부스를 통해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었다. 식물 구조를 VR로 만든 콘텐츠는 초등학교 5학년1학기 식물의 구조와 기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식이다. 회사는 실물탐험, 불의 고리, 화학반응, 뇌 탐험, 빛과 파동 등의 콘텐츠를 VR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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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탐험 VR을 체험해 보니, 항상 헷갈렸던 뇌 부위별 기능을 이해하기 쉬웠다. 뇌의 특정 부위에 초점을 가져다 대니 해당 부위에 대한 설명이 음성으로 나왔다. 늘 보던 2D 이미지 보다 확실히 기억에 남았다.

사이언스 아티슨 VR관계자는 “현재 미래교실, 창의체험교실, 첨단과학교실, 거꾸로 교실 등에서 과학교과 수업을 VR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