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식 AI, 모든 것 연결하기 위한 인프라

스마트폰-카톡 넘어선 새 인터페이스 만들기 주력

인터넷입력 :2017/08/25 16:32    수정: 2017/08/25 16:33

손경호 기자

카카오톡으로 시작해 다음과 합병, 로엔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이끌어 온 카카오의 핵심 비전은 '모든 것을 연결하라(Connect Everything)'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모바일 시대 대표 생활 플랫폼이 되겠다는 이 기업의 비전은 최근들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AI)이라는 화두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AI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더 편리해지고 좋아지게 하기 위한 인터넷 백본과 같은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3월 검색, 추천, 데이터 커넥션 등 담당 조직과 AI 관련 기술개발 전담 TF팀을 묶어 AI부문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의 거의 모든 서비스에 AI 기반 기술이 녹아들게 한다는 계획이다.

■AI는 원래부터 하던 것, 이를 담을 인터페이스가 관건

그렇다고 카카오가 갑작스럽게 마케팅 단어처럼 부상한 '무늬만 AI'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전까지 다음포털에 뉴스 추천 서비스인 '루빅스(RUBICS)'를 적용하고, 딥러닝 기반 이미지 검색 기술을 적용해 비슷한 종류의 꽃 이름을 찾아주는 '꽃검색', 카카오맵 업데이트를 위해 촬영된 영상에 대한 자동 모자이크 처리, 음성인식, 카카오 주요 서비스에 적용된 각종 추천 기능 등에 적용된 AI 기술을 보다 유기적으로 엮어서 잘 활용하겠다는 것이 카카오가 최근 던지고 있는 메시지다.

카카오의 서비스 곳곳에 AI 기술이 녹아드는 것과 함께 더욱 중요해진 것은 스마트폰-카카오톡을 넘어서 다양한 연결통로를 만드는 일이다.

카카오 이사회를 맡고 있는 김범수 의장은 "현재 가장 큰 변혁이 일어나는 분야 중 하나가 사람과 기계의 인터페이스"라고 봤다. "이제까지 기계를 이용하려면 키보드든 마우스든 터치든 뭔가가 필요했으나 아마존 알렉사처럼 말로 해도 반응하는 기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인터페이스 하나가 바뀌면 모든 기계가 재설계된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미니, 이전과는 다를 것

실제로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만들기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 중 하나가 올해 말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음성인식스피커 '카카오 미니'다.

이 기업은 카카오I라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API를 공개하는 방법으로 자사는 물론 외부 기업들이 개발한 서비스도 카카오가 보유한 사용자 기반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확보했다.

카카오 미니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적인 도구로 쓰이게 될 전망이다.

새로운 음성인식스피커가 주목되는 이유는 네이버가 최근 선보인 웨이브에 대한 기대와 다르지 않다. 수많은 콘텐트를 확보하면서 쌓아온 인터넷 서비스 운영 노하우에 그동안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면 과거에 해왔던 서비스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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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현대기아차와 협업해 오는 9월 출시될 제네시스 G70에 카카오I를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 대표는 "카카오가 준비 중인 AI 서비스가 뭐냐는 것은 잘못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AI를 통해 카카오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더 좋아지겠구나,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카카오가 제공 중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다양해지겠구나하는 관점에서 봐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