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韓, 안드로이드 효과 연 4.5조”…세금은 “몰라”

알파베타 '안드로이드 경제효과' 보고서 발표

인터넷입력 :2017/08/22 18:57    수정: 2017/08/23 08:51

"앱 개발 비용 최대 850억원 절약"

"4.5조원 가치의 사용자 경험 제공"

"5년 간 국내총생산(GDP)에 약 17조원 기여"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미친 경제 효과에 대한 구글 측의 설명이다.

구글코리아는 22일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구글의 의뢰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 업체 '알파베타'가 펴낸 해당 보고서는 2008년 첫 안드로이드 기기가 출시된 이래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해 온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한국 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조사를 맡은 알파베타의 콘스탄틴 매티스 컨설턴트는 이번 간담회에 참석, 보고서 내용을 발표했다. 컴투스 구본국 사업개발실장, 안세윤 제이피브라더스 대표, 소비자 단체 '소비자와 함께' 노영준 간사는 패널로 참석해 안드로이드 경제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한편 발표 이후 질의응답에서는안드로이드의 한계와 책임이 지적됐다.

시장 지배적 운영체제(OS)라는 특성에서 기인한 어려운 개발 환경이 언급된 것.

또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매출액 공시나 외부 감사 의무가 없어 정확한 세금을 내는지 파악조차 힘든 구글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얼마냐는 질문도 나왔다.

■"안드로이드, 기업·소비자·사회에 경제적 혜택 선물"

안드로이드는 지난 2008년 스마트폰 'HTC 드림'이 출시되면서 처음 등장했다. 단말기 제조사와 개발자 모두가 무료로 접근 가능한 오픈소스 형태인 안드로이드는 이후 작년 기준 20억대 이상의 단말기와 1천300개 브랜드, 10억명의 이용자가 참여하는 생태계로 발전했다.

콘스탄틴 매티스 컨설턴트는 이에 개별 앱이나 단말기의 영향을 제외, 안드로이드라는 OS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알파베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가 없는 상태를 가정, 제조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100만일이 추가 발생한다. 안드로이드의 오픈 소스 코드를 사용할 수 있어 단축할 수 있었던 개발·유지·보수·업데이트 시간을 합친 수치다.

개발자의 경우 오픈소스처럼 사용에 용이한 OS가 없었다면 약 170억~850억원의 개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드로이드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가 없을 경우에 비해 약 30%의 개발 시간이 절약되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에서 개발된 6천여개 앱이 절약할 수 있던 비용을 합친 수치다.

또 국내 통신 사업자는 지난 2011년부터 안드로이드를 통해 데이터 트래픽이 연간 60% 이상씩 성장하면서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알파베타는 안드로이드가 소비자에 미친 영향에 대해 연간 4.5조원의 경제적 혜택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안드로이드를 포기할 수 있는 연간 통신비 혜택을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치인 약 15만2천원에 안드로이드 3천만명을 곱한 수치다.

또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단말기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세 가지 서비스를 묻고, 이를 포기할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은 얼마인지 조사했다. 국내 소비자는 평균 15만7천원에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 세 가지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알파베타는 안드로이드가 미친 사회적 혜택에 대해 연간 GDP의 0.27% 성장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와 안드로이드가 기여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환산해 나타난 수치다.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산업적 측면에서 경험한 안드로이드의 경제 효과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파베타 콘스탄틴 매티스 컨설턴트/박사, 컴투스 구본국 사업개발 실장, 안세윤 제이피브라더스 대표, 소비자와 함께 노영준 간사.

■산업 발전·글로벌 마케팅에 기여vs느린 개발·불투명한 세원

이날 참석한 패널들은 각자 분야에서 안드로이드가 끼친 경제적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컴투스 구본국 사업개발 실장은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제품 개발보다 나라별, 지역별 현지 영업 및 유통에 대한 노력과 비용이 더 발생했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제품 제작에 더 많은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전세계 20억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잠재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안세윤 제이피브라더스 대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혁신을 끌어내야 하는 스타트업, 특히 1인 기업으로 시작한 개발사로서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지원하는 혜택이 더 크게 느껴진다”면서 “오픈형 플랫폼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절약해 현재까지 마케팅 비용이 5천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와 함께’ 노영준 간사는 “무료로 사용 가능한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개방형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여러 회사들이 혁신 경쟁을 하게 돼 더 좋은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혜택과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가계 소득 증대, 소비 시장 진작을 불러왔다"고 언급했다.

한편 다양한 기기에 통합 적용되는 안드로이드의 특성에서 비롯된 단점도 지적됐다.

구본국 실장은iOS와 안드로이드의 차이점에 대해 "개발자 입장에서 소수 단말기를 대상으로 하는 iOS가 초기 개발은 쉬워 iOS 버전을 먼저 개발하고 추후에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앱 서비스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다 보면 저렴한 보급형 단말기 호환은 서비스 품질을 위해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안세윤 대표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안 대표는 "우선 순위를 정해 순위가 높은 단말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iOS는 단말기 수가 적기 때문에 모든 단말기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편"이라면서 "중소 개발사에게 크게 느껴지는 차이"라고 답했다.

또 이번 간담회에서는 유한회사로 한국에 진출해 있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통해 막대한 매출을 거두는 반면, 정보 공개 의무가 없어 매출로 인한 세금이 끼치는 경제적 영향력은 미지수라는 보고서 한계점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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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매티스 컨설턴트는 구글이 한국 정부에 내는 세금과 관련한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질문에 "세금과 관련된 측면은 이번 조사에서 고려하지 않았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경제 허브로 발돋움하려면 세금 관련 규정의 명확성이 중요한 변수"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