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연예인·크리에이터 구경 오세요"

영상 '콘텐츠' 성격 강화…규격 탈피

유통입력 :2017/08/18 08:45

홈쇼핑 업계에 '엔터테인먼트' 바람이 불고 있다.

정형화된 홈쇼핑 방송에서 벗어나 쇼호스트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개그맨을 선보이고, 드라마 예능 요소를 가미해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것.

현재까지 성적표는 좋은 편이다.

예능 콘텐츠로 T커머스 취급고가 향상됐다고 밝힌 CJ오쇼핑, 유튜브 스타를 섭외해 2030세대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한 롯데홈쇼핑이 대표적이다.

KTH는 최근 T커머스 채널 K쇼핑을 위해 미디어센터를 설립했다. 확보한 영상 제작 인프라를 향후 웹드라마형 쇼핑 콘텐츠 등을 선보이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 "T커머스, 예능 콘텐츠 덕에 성장"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

지난 10일 CJ오쇼핑은 T커머스에 선보인 예능 콘텐츠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중순부터 CJ오쇼핑은 웹콘텐츠 제작사 그리드잇, 72초와 함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공개했다.

콘텐츠 제작사 페이스북 페이지와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 플러스에 공개된 콘텐츠는 웹드라마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 '먹방' 쇼 '오늘 또 뭐 먹지', 리얼리티 예능 '#2017_SNS_라이프' 총 3가지다.

이들 콘텐츠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수백만건의 조회수, T커머스 채널에선 동시간대 평균 시청률보다 최대 8배 높은 0.032%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회사는 취급고가 대폭으로 성장한 데는 미디어커머스 콘텐츠의 인기가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CJ오쇼핑은 지난 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T커머스 취급고가 전년 동기 192억원 대비 202% 성장한 5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커머스 콘텐츠의 성과를 톡톡히 본 CJ오쇼핑은 T커머스를 2030세대 공략 채널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 신희권 멀티채널사업부장은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는 젊은 고객들을 유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T커머스 채널이 젋은층이 주로 시청하는 20번대 후반~30번대 초반 채널 사이에 위치해 있는 만큼 향후 중장년층보다 구매력이 약한 젊은층의 특성을 고려,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라며 "비교적 고객층이 한정되지 않는 식품 등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칠십세 할머니 쇼호스트, 2030 구매 이끌어

롯데홈쇼핑은 이색 쇼호스트를 섭외했다.

지난 6월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박막례 할머니'를 화장품 소개 영상 진행자로 선보인 것.

박씨 특유의 솔직한 언행과 유머감각에 젊은 층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박씨가 진행한 '막례쑈'의 시청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 여성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다. 또 이들의 모바일 앱 뷰티 상품 구매율도 평균 대비 12% 증가했다.

올해 71세인 박막례 할머니의 출연 영상은 지난 16일 기준 조회수 총 420만을 기록한 상태다. 내달 중으로 롯데홈쇼핑은 '막례쑈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다.

개그맨 출신 쇼호스트도 섭외했다. 롯데홈쇼핑은 KBS SBS 공채 개그맨 출신 복현규씨가 신상품을 먼저 써 보고 소개하는 SNS 생방송 '복군의 신상털기'를 지난 6월 공개했다.

롯데홈쇼핑 유혜승 방송콘텐츠부문장은 “최근 TV홈쇼핑이 단순 판매 방송에서 벗어나 이색 콘텐츠 개발, 채널 다변화를 통해 고객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TH "미디어센터 활용해 콘텐츠 품질 향상 계획"

K쇼핑 웹드라마 '애나야 밥먹자'.

KTH는 지난 5일 T커머스 채널인 K쇼핑의 미디어센터를 열면서 강화된 방송 콘텐츠 제작·송출 인프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H 입장에서는 T커머스 사업이 대부분의 매출을 견인하는 만큼 공을 들일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KTH의 T커머스 K쇼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9%까지 증가했다. 그외 사업부문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소폭 하락한 점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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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는 미디어센터를 활용, T커머스 채널 콘텐츠의 품질 향상을 기한다. KTH 관계자는 "미디어센터 내 방송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들이 쇼핑에서도 흥미도 찾을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 첫 선으로 KTH는 지난 8일 자체 제작 웹드라마 '애나야 밥먹자'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인기 아이돌과 배우가 출연해 소비자의 관심을 모았고, 드라마 내에 등장하는 K쇼핑 상품을 모아 볼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