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vs 여기어때, 누가 진짜 1위일까

야놀자 '매출', 여기어때 '이용자수' 1위

인터넷입력 :2017/08/14 14:14    수정: 2017/08/14 17:29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서로 다른 수치를 기준삼아 '업계 1위'를 강조하고 있다.

각사는 서로 내세우는 수치에서 2위 업체를 크게 따돌렸다고 강조한다.

야놀자가 내세우는 수치는 '매출'이다. 매출이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약 3배 수준이다. 기업의 사세를 가늠하는 수치는 검증된 실적발표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야놀자의 입장이다.

반면 여기어때가 강점을 보이는 지표는 '이용자 수'다. 여기어때 측은 여러 시장분석업체가 조사한 통계결과에서 야놀자를 압도하는 이용자 수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앱 서비스의 영향력을 알아보는 기준으로 이용자 수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 1위를 외치는 이유다.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워 1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려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에 두 회사가 업계 1위라면서 내세운 기준이 얼마나 타당한 지 기자가 직접 꼼꼼하게 비교해봤다.

■ 팽팽한 신경전…'1위' 자리 놓고 상대 논리 반박

숙박 앱 업체 비교표.

경영 성적표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야놀자가 여기어때보다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야놀자는 지난 4월 작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인 6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작년 8월부터 월 단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월 9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왔다고 강조했다. 영업손실은 작년 기준 3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작년 매출 246억원에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마케팅에 고비용을 치러 작년 영업손실은 12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용자 수 쪽으로 눈을 돌리면 두 회사 입장은 완전히 바뀐다. 모바일 시장 분석 업체 앱에이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지난 8월 첫째 주 주간 사용자 수 통계에서 숙박 앱 1위는 여기어때(25만명)였다. 또 7월 셋째 주 기준 안드로이드 기반 설치 이용자 수는 360만명으로, 180만명인 야놀자보다 2배 가량의 수치로 앞섰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6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신뢰수준 95%에 오차 범위는 ±0.4%다.

다른 시장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여기어때의 이용자 수가 많았다. 지난 5월 기준 여기어때는 81만명으로 1위, 야놀자는 54만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국 2만2천92명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표본으로 통계 추정한 결과다.

우선 여기어때 측은 매출이 3배 이상 차이나는 것에 대해 프랜차이즈 매장 매출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야놀자의 경우 프랜차이즈 매장이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현재 12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보유했다. 여기어때의 경우 현재 계약한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0개에 불과하다.

여기어때는 이용자 수가 O2O 서비스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표라고 주장한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이용자 수는 닐슨코리아클릭, 와이즈앱 등 공신력 있는 시장 조사 기관에서 발표하는 수치"라며 "야놀자도 과거 이용자 수를 토대로 업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놀자는 프랜차이즈 매장 매출을 제외하고 비교해도 야놀자 측이 매출에서 앞선다고 반박한다. 야놀자 관계자는 "작년 실적 기준 앱을 통한 매출만 350억이라 여기어때 측 수치와 100억 이상 차이가 난다"며 "이용자가 많으면 서비스에 얼마나 지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도 높아야 하고, 최근 통계에선 이용자 수도 야놀자가 우세하게 나타난다"고 맞섰다.

■공신력은 매출, 시의성은 시장 조사 통계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각각 발표한 수치 현황.

각사는 유리한 수치를 공표하면서 업계 1위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야놀자는 올해 7월 기준으로 작년 전체 매출을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또 월 매출 120억원을 넘어섰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외 숙박 DB 4만개, 누적 앱 다운로드 수 1천800만, 누적 가입자 수 765만, 예약 가능 제휴 매장 수 1만6천600을 기록하는 등 업계 최고란 입장이다.

여기어때도 작년 예약 거래액인 1천400억원을 올 상반기 돌파했다고 밝혔다. 1년 5개월간 1위를 기록한 월 이용자 수와 함께 올해 성수기에 힘입어 최대 일일 이용자 수 25만명, 최다 일일 객실 판매 수 2만5천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거래액·이용자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용자 수의 경우 검증된 수치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여러 시장 조사 기관이 발표하는 수치는 하나의 통계일 뿐 현황 그대로를 왜곡 없이 반영한 지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체할 자료가 없어 참고만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앱 조사 분석 기관이 발표하는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특정 단위의 이용자를 토대로 집계한 수치가 대부분이다. 전수조사가 아닌 만큼 조사 방법의 정밀함과 별개로 이용자 수가 사실과 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내세우는 수치의 신뢰도를 본다면 공시 자료에 기초한 야놀자 쪽이 우세하다. 또 누적 수치의 경우 일찍 설립된 야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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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용자 수는 최근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실적 자료보다 현 시점의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관점에서는 여기어때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한 O2O 업계 관계자는 "보통 공정위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판단할 때 매출을 기준으로 업계 순위를 판단하는 편"이라며 "숙박 앱의 경우 올해 상반기 큰 이슈가 많았기 때문에 작년 실적까지 보였던 흐름과 다른 수치가 향후 보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