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임명논란 정면돌파 …“일로 보답하겠다”

11년 만에 황우석 사건 사과

과학입력 :2017/08/10 15:49    수정: 2017/08/10 15:49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일로써 보답드리고 싶다.”

과거 논란 때문에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황우석 사건과 관련해서도 11년 만에 사과를 표했다.

정치권과 과학기술계에서 빚어진 임명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기영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대표 원로와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과거의 잘못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며 “국민과 산업계 요구를 더욱 잘 수렴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과학기술혁신체계와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의 노력이 국가 지식성장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며 “그동안 꿈만 꾸고 제대로 못해본 일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국민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왜 자임했나

박기영 본부장은 “저는 현장의 과학자로서 참여정부에 들어와 과학기술중심사회 기치 아래 과학기술혁신체계를 기획하고, 당시 과학기술부를 부총리부처로 격상시키고 혁신생태계를 만들면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과를 거둔 점을 스스로 호평했지만, 지난 9년간 과학기술정책이 퇴보한 점을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정착되어 가던 과학기술혁신체계가 무너지면서 지난 9년 간 기술경쟁력도 많이 떨어졌고, 현장의 연구자들도 많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과학기술혁신체계를 기획하고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던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서 지난 9년이 더욱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내 과학기술 경쟁력을 분석한 책을 내놓은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의 연구자와 국민의 요구를 잘 수렴하는 지원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를 잘 만들어 내면 빠른 기술변화와 치열한 기술경쟁에서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 11년만에 사과 표한 황우석 사건

박 본부장의 임명 논란 중심에는 황우석 사건이 있다. 이를 두고 박 본부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11년 만에 사과 뜻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 당시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말하지 않고 매맞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했다”며 “그 이후에도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만들지 못해 지난 11년 간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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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황우석 박사 사건은 모든 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었고 과학기술인들에게도 큰 좌절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들어간 것은 제가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그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