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퍼스키랩, 무료백신시장 등판…속내는

위협인텔리전스 강화할 머신러닝 데이터 확보 포석

컴퓨팅입력 :2017/08/07 16:48

카스퍼스키랩이 온전한 기능을 갖춘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해당 수익사업을 접은 게 아니라, 사용자층을 두텁게 함으로써 그 보안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카스퍼스키랩은 지난달(7월) 25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카스퍼스키프리'라는 이름의 안티바이러스 제품 무료버전을 내놨다고 밝혔다. 그리고 언어권별 무료 버전 제공 일정과 이를 출시하기로 한 이유 등을 별도 질의응답 요약 페이지에 정리했다. [☞원문 바로가기]

카스퍼스키프리(Kaspersky Free) 특징을 요약하면 이렇다. 윈도PC의 바이러스 탐지, 탐지 데이터베이스(DB) 업데이트와 같은 기본적인 백신 기능을 갖췄다. 사용기간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체험판'과는 다르다. 사용자에게 광고를 표시하지도 않는다.

카스퍼스키랩은 2017년 7월 하순 안티바이러스 제품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며 윈도PC용 백신 무료버전 '카스퍼스키프리'를 소개했다. [사진=Pixabay]

카스퍼스키랩이 이 제품을 소개한 2017년 7월 25일은 기존 상용 안티바이러스 제품이 공식 출시된지 20주년을 맞은 기념일이었다. 회사측은 각 지역별로 현지어를 지원하는 카스퍼스키프리를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어판은 10월중 나온다.

■카스퍼스키프리, 상용판과 어떻게 다른가

카스퍼스키랩은 앞서 개인과 기업용 백신 제품을 유료 공급해 왔다. 최소 기능을 갖춘 PC용 '카스퍼스키 안티바이러스', 프리미엄 보호 기능을 갖춘 PC, 맥, 안드로이드용 '인터넷 시큐리티', 여러 플랫폼과 웹서핑 보안 기능을 갖춘 '토털 시큐리티' 등이었다.

무료 제품인 카스퍼스키프리는 윈도PC 전용이다. 카스퍼스키랩의 유료 안티바이러스 제품이 윈도 외에 맥PC와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 환경을 지원하는 것과 다른 부분이다. 다만 안드로이드용 제품은 이전부터 일부 기능이 무료 제공되고 있었다.

카스퍼스키랩 측은 "무료 안티바이러스는 기존 유료 버전과 경쟁하지 않는다"며 "최고 50달러에 제공되는 유료 버전엔 보호자 제어(Parental Control), 온라인 결제 보호, 보안접속(VPN) 등 부가적인 프리미엄 보호기능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카스퍼스키랩 윈도PC용 무료 안티바이러스 제품 '카스퍼스키프리' 구동화면.

또 회사측은 질의응답 요약문에서 "무료 버전이 카스퍼스키 인터넷 시큐리티같은 프리미엄 솔루션만큼 이상적인 기능 셋을 갖추진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파일, 이메일, 웹 안티바이러스같은 필수적인 기본 보안 요소는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문 바로가기]

■글로벌버전 배포 중…한국은 10월부터

카스퍼스키프리는 사실 아주 새롭게 출시된 건 아니다. 지난해 카스퍼스키랩 본사가 위치한 러시아를 비롯해 인접한 우크라이나 및 벨라루스 지역에서 시범 출시됐다. 중국 지역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도 제공됐다.

카스퍼스키랩은 이후 별도 프로모션 없이 자사 제품을 조용히 확산시켜 수백만번의 사용자 설치 횟수륵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내 지역별 현지화 버전을 순차 출시한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무료 제품의 글로벌 확산을 예고했다.

현지화된 카스퍼스키프리는 7~8월중 1차로 미국, 캐나다, 여러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나온다. 9월 2차로 인도, 홍콩, 중동 및 아프리카, 터키, 남미에 나온다. 10월 3차로 한국, 일본, 유럽에, 그리고 11월 4차로 베트남과 타이에 나온다.

즉 한국 지역 대상 현지화 버전 정식 출시는 아직 2~3개월 남은 상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카스퍼스키프리를 쓰기 위해 꼭 이 기간 내내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이미 영어 기반의 글로벌 버전 제품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운로드 페이지 바로가기]

■'공짜점심은 없다'는데…무료버전 왜 만들었나

카스퍼스키랩 측은 3가지를 강조했다. 카스퍼스키프리가 '완전한 무료 보안솔루션'이라는 점, '어떤 서드파티 광고도 표출하지 않는다'는 점,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직간접적 수익과 개인정보 수집 목적이 아니라면 뭘 원하는 걸까.

회사가 밝힌 이유는 단순하다. '카스퍼스키 시큐리티 네트워크(KSN)'라는 클라우드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는 과거 알려지지 않은 위협을 빠르게 찾아내고 대응하게끔 돕는 위협인텔리전스 인프라다.

카스퍼스키랩 제품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유용한 정보를 더 광범위하게, 더 많이 수집할 수 있게 된다.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전체 제품 사용자에게 수준 높은 보안을 제공할 수 있다. 무료 버전 출시는 데이터를 제공할 사용자를 쉽게 늘릴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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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퍼스키랩 측은 "카스퍼스키프리 설치 수 증가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가 더 정교한 머신러닝을 수행토록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이므로 모든 사용자의 보호 품질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진 카스퍼스키 카스퍼스키랩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지난해(2016년) 9월 블로그를 통해 "이 시대에 머신러닝 없이 살아남을 사이버보안업체는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머신러닝 도입의 필연성과 그 효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원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