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출시 두 달 네이버 SNS '디스코'

UI·차별화 성공…콘텐츠 다양화 필요

인터넷입력 :2017/08/01 16:41    수정: 2017/08/01 16:41

네이버의 관심사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디스코'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돼 이 서비스가 안착할 지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의 핵심 개념은 다른 SNS와 달리 인공지능(AI)에 의해 큐레이션된 콘텐츠를 통해 서로 관심사를 공유하고 상대방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올려 타인과 공유할 수 있고 타인이 올린 콘텐츠에 호불호를 표시하거나 댓글을 작성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가 콘텐츠 큐레이션을 해준다. 이용 콘텐츠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 취향해 맞춰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는 것.

'관심 있는 콘텐츠'로 소통하게 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 "차별화 인상적…이용자 교류 활발"

디스코 앱 화면.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총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현재 이용자는 8천명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용자 유입 속도는 가파르다. 첫달에 1천명이 가입했고 두번째 달에 7천명이 가입했다.

디스코가 다른 SNS와 달리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 서비스 개념의 차이다.

콘텐츠 링크를 공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기능 일부를 연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서비스의 전체 모습을 보고 특정 SNS가 단번에 떠오를 만큼 독창성이 떨어지는 서비스는 아니다. 자사 AI 플랫폼 '클로바' 기반 AI비서의 친절한 콘텐츠 안내 서비스가 결합된 SNS는 확실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특히 '싫어요'를 달 수 없는 점을 페이스북의 단점으로 치는 기자 입장에서는 개별 게시물에 대한 감상에 따라 '좋아'·'싫어'를 표시할 수 있어 첫 인상이 괜찮았다.

다만 디스코에서의 싫어 버튼은 게시물 작성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이용자의 콘텐츠 취향을 판악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는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디스코 앱 화면.

각 키워드·인기 탭에서는 분류별로 좋아 버튼과 댓글을 많이 얻은 글 순위, 그리고 해당 주제에 속한 인기 사용자를 보여준다. 어떤 기준으로 추천 계정을 보여주는건지 늘 의문이었던 트위터보다는 명쾌하고 실제 흥미로운 계정을 찾기도 수월하게 느껴졌다.

교류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디스코의 특징이었다.

실제로 계정을 만들고 게시글을 아예 올리지 않았을 때에도 구독자 수가 계속 증가했다. 신규 이용자라면 타인이 올린 게시물을 읽으며 호불호만 표시해도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충분했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은 SNS에 있어 커다란 장점이다.

또 서비스 운영진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수시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신규 서비스의 기본 소양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 "콘텐츠 다양화, 인플루언서, 웹버전 필요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우선, 볼 만한 콘텐츠가 아직 다양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IT 관련 콘텐츠가 눈에 도드라질 만큼 많았는데 아직 사용자가 적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IT에 관심 많은 얼리어덥터들이 집중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이버에 따르면 전체 공유된 콘텐츠 중 IT 관련이 30~40%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외 여행·맛집 관련 콘텐츠의 비율이 각각 20~30% 정도다.

IT 분야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영역에서 인플루언서를 확보하는 정책을 펼침으로써 관심가질 만한 콘텐츠를 늘리는 게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카카오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가 도입한 프리미엄 회원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양에 집착하지 않고 프리미엄 회원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질좋은 콘텐츠를 늘려나감으로써 일반 이용자를 유인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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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앱만 있고 웹버전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콘텐츠를 공유하고 의견을 제시하고자 할 때 모바일에서는 긴 글 쓰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의견을 길게 쓰고 싶어하는 이용자는 그만큼 서비스를 많이, 자주 쓰는 이용자이기도 하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