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출범…"은행업무 재해석했다"

이용과정 단순화…"직관적인 서비스에 중점"

인터넷입력 :2017/07/27 15:04    수정: 2017/07/27 15:37

손경호 기자

"ICT와 금융권에서 전혀 다른 DNA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 논쟁이 전개된 끝에 은행 업무 프로세스를 재해석해서 탄생한 것이 카카오뱅크입니다."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가 2년 여 준비 기간 끝에 27일 공식 출범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의 불편을 재해석했다는 말로 야심찬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카카오은행 이용우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된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은행 업무 프로세스를 재해석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2년 여 간의 준비 기간 동안 DNA가 확연하게 다른 금융권과 ICT 종사자들이 치열한 논쟁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상식으로 통하는 것들에 대해 ICT 쪽에선 '그게 말이 돼냐'고 문제 제기하고, 반대로 금융권 쪽에선 ICT 서비스에 대해 '개인정보는 어떻게 해야되냐'고 되묻는 등의 논쟁이 매일 되풀이됐다고 털어놨다.

이날 출범식에서 이용우, 윤호영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어떻게 은행 프로세스를 재해석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청중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 왜 스마트폰만을 활용한 은행이 필요한 것이었을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PC 혹은 모바일뱅킹앱을 사용하고 있는 와중에 스마트폰만을 활용한 은행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한 카카오뱅크의 답은 "기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이 여전히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모바일 시대에 통장이 왜 필요해?'와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을 통해 이뤄지는 은행 프로세스를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불편함을 해결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카카오뱅크가 시작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스마트폰에 있었다는 뜻이다.

윤 대표는 "모바일퍼스트는 일종의 배수진이었다"고 강조했다.

일부 증명서를 발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PC를 거치지 않고 오로지 스마트폰만을 활용한 진정한 의미의 모바일뱅크앱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PC에서 공인인증서를 다운받아 다시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없애는 대신 오로지 스마트폰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한다.

윤 대표는 "기존 서비스는 한 가지 (금융)상품이 나오려면 평균 10가지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스마트폰을 쓰다가도 PC로 한번이라도 가야하면 불편해진다"고 말했다.

■ 카카오뱅크를 쓰면 고객들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카카오뱅크는 예적금에 연2.0% 금리로 통일했다. 체크카드의 경우 국내외 가맹점 이용시 0.2%, 주말이나 공휴일 이용시 0.2% 추가 캐시백을 준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핵심은 단순함"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은행과 연결된 카드를 발급 받거나 급여이체를 해야 금리우대 등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동일하게 혜택을 제공하는데 집중했다는 얘기다.

이 대표 역시 "은행업무는 굉장히 복잡한데 모바일 화면은 글씨도 잘 안 보이고, 정보를 가장 단순하게 압축해야 이것이 정기예금이구나 이런 것들을 알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표는 "시중은행들이 뱅킹 외에 간편결제, 포인트, 금융상품몰 등을 위해 별도 앱을 가져가는 대신 카카오뱅크는 하나의 네이티브앱(자체개발앱)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빠르게 여러가지 기능을 넣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말까지 은행 3대 수수료로 알려진 입금/출금/이체 수수료가 면제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대표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팁이라면 용돈 쓸 것을 카카오뱅크 계좌에 옮겨 놓고, 어떤 ATM에서 출금하더라도 수수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ATM은 기본적으로 1회 30만원 한도로 1천300원 가량 수수료를 받는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수수료를 없애 고객 혜택을 높였다.

이밖에 송금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앤 점도 특징이다.

■ UI/UX 개편…세이프박스 눈에 띄네

이 대표는 세이프박스의 기능을 강조했다. 계좌 속 금고를 내세운 세이프박스는 통장 내 계좌 잔고 중 일부를 바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뱅킹앱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금액을 드래그하는 것만으로 금고에 넣어둘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원 잔고 중 20만원만 결제에 쓰고 80만원이 남는 경우 세이프박스에 이 돈을 넣어두면 하루만 넣어두어도 연 1.2% 이자가 붙는다.

고객들이 편리하게 자신의 잔고를 관리하면서 이자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시중은행이 가진 여러 프로세스를 줄이는 만큼 필요한 하드웨어나 인력이 줄어든다며 그로 인해 절감한 비용들을 고객들엑게 금리혜택으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공인인증서 안 쓰면서도 보안성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PC, 스마트폰 뱅킹에 필수였던 공인인증서를 아예 뱅킹앱에서 없애면서도 보안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그동안 공인인증서 이슈가 많이 됐는데 이를 없애는 대신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코어뱅킹시스템 등에 보안관점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추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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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역시 은행인 만큼 은행법상 보안규정을 다 받았다"며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에서부터 보안전문가들과 함께 해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더해 ISMS, ISO27001, PIMS 등 보안관련 인증을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