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킬러서비스? 편리성으로 승부"

UI/UX 개선-낮은 수수료 등에 초점

인터넷입력 :2017/07/13 16:34

손경호 기자

이달 말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킬러서비스 보다는 기존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쉽고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스마트폰 전용 모바일 은행을 내세웠다고 하더라도 은행 관련 법 상 완전히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기에는 운신의 폭이 좁다.

대신 그동안 사용자들이 은행 업무를 보면서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에 대해 금융이 아닌 인터넷 서비스의 언어로 풀어내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UI/UX)을 대폭 개선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카카오뱅크 프롤로그'라는 이름으로 동영상 광고를 시작했다. 캐치프레이즈는 "카카오뱅크는 사람과 은행의 만남이 더 쉽게, 더 자주 일어나야한다고 믿습니다"이다.

복수의 금융,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시점에서 카카오뱅크가 취급하는 상품만으로 시중은행이나 먼저 서비스를 개시한 케이뱅크와 차별점을 갖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카카오뱅크는 영업개시 시점에서 예적금, 대출, 체크카드, 간편송금, 간편 해외송금 등을 내세울 예정이다.

■ 카카오뱅크, 주요 서비스 보니

이 중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다.

먼저 평균 7분 이내에 공인인증서를 등록하지 않고도 계좌개설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에서 테스트해 본 결과, 카카오뱅크 앱을 다운받아 회원가입을 하고, 계좌개설을 위해 비대면 실명확인을 거쳐 계좌가 개설되기까지 6분~8분 정도가 걸린다. 이 과정에서 은행 거래를 위해 자체 인증 방식이 쓰인다. 특정 패턴을 입력하고, 일회용비밀번호(OTP)를 입력하는 등 방법을 조합하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로는 해외송금을 기존 대비 10분의1 수준 수수료만 내고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예를들어 5천달러를 해외로 보내는 경우 4만~5만원 수준의 수수료가 드는데 이 비용을 10분의1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번째는 중신용자를 위한 차별화된 자체 신용평가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 운행 이력, 지마켓이나 옥션 구매내역, 예스24 구매내역 등을 기존 신용평가 대상에 결합시켜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쓰고 있는 대출신청자들이 중금리 수준의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은행과 승부수…UI/UX에서 나올 것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만으로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주기는 힘들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은행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금융서비스인 여수신 부분은 크게 차별점을 내세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1년에 10개 혹은 100개씩 계좌를 개설하는 사람이 없는데다가 해외송금의 경우도 최근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핀테크 기업들도 유사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만큼 카카오뱅크만의 고유 기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출의 경우에도 이미 자체 신용평가 노하우를 가진 P2P대출 기업들이 중금리 대출자들을 모으고 있는 만큼 기존 은행은 물론 핀테크 기업들과도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목되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서비스 자체 보다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쉽고 편리한 UI/UX를 제공할 수 있느냐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의 경우 대출신청-심사-지급까지 과정을 모두 자동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간편해외송금이나 간편지급결제 등도 전체 과정을 정교하게 손 봐 기존 은행과 달리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기본적인 서비스가 같더라도 더 세련된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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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중 10%를 보유하고 있다. 은산분리법 규제 완화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입김이 센 것은 여전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 간 협업은 상당히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카카오뱅크 사용자들이 카카오 이모티콘을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카카오뱅크 계좌를 카카오페이와 연동시키는 방안, 이를 통한 송금/이체 서비스 제휴 등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