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페달 밟는 카카오모빌리티, 잘 달릴까

“수익화 본격 시동” vs “사용자 납득 과제”

인터넷입력 :2017/07/03 16:55

카카오가 택시,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등 이동과 관련된 사업을 따로 떼어낸 뒤 카카오모빌리티가 재출범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5천억원 투자까지 받아 앞으로 수익화에 가속 페달이 밟힐지 걸릴지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와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분사와 대규모 투자금 유치에 대한 평가와 반응이 반씩 엇갈리는 분위기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와 이용자 확대, 수익 증대가 용이할 것이란 분석이 한 축이다. 반면 사용자 거부감 없는 수익화가 여전히 생각만큼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카카오모빌리티 분사, 5천억 실탄 장전

카카오는 지난 달 30일 지난 5월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대체 투자자인 TPG로부터 5천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지분 30%를 내준 카카오모빌리티는 일 호출수 150만 건에 달하는 카카오택시 성장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6월 현재 270만 가입자를 보유한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와, 가입자 수 1천만을 보유한 내비게이션 서비스 ‘카카오내비’의 기능을 향상시켜 성장세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카카오택시의 경우 ▲기업용 업무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작 ▲앱 내 광고 확대 ▲카카오페이 활용 자동결제 시스템 도입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수익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자동차 회사와의 시승 이벤트, 고급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 확대 등 기존 수익 모델을 한층 더 정교하게 짠다는 전략이다.

■ 증권가, “기대” vs “글쎄”

KB증권은 3일 카카오에 대해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유치로 사업확장이 기대된다는 평가와 함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신영증권은 같은 날 카카오모빌리티 5천억원 투자유치에 대해 사업모델 확보가 관건이란 분석과 함께, 투자 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처럼 두 증권사의 분석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주요 서비스에 대한 수익화 전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KB증권은 회사의 높은 가치와 자금확중이 카카오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카카오가 제시한 카카오택시 자동결제 시스템, B2B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통해 카카오택시의 본격 수익화가 기대된다는 것. 아울러 완성차 업체와의 시승 이벤트, 앱 내 광고 탑재, 카카오택시 블랙, 카카오드라이버 등 기존 수익모델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의 개선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반면 신영증권은 카카오택시 월간 사용자수가 372만 명에 달할 만큼 국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광고 이외의 뚜렷한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체 이용자의 57.1%가 5km 이내 사용자(서울 택시비 기준 5천800원)로 콜택시 비용을 쉽게 붙이기 어렵고, 추가 요금을 제시하면 매칭이 빠르게 이뤄지는 프리미엄 서비스 역시 규제 등으로 도입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뚜렷한 사업모델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업계, “카카오 수익에 도움…한편”

인터넷 업계 역시 카카오모빌리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씩 나뉜다.

대규모 투자금 유치를 계기로 카카오드라이버나 카카오내비 등 사용자 확대, 이를 통한 수익 증대에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택시가 이미 성공적으로 실험한 모바일 게임과의 광고 제휴, 간편결제 도입에 따른 수수료 수익, B2B 택시 호출 서비스에 따른 콜비(일반 업무용 콜택시 비용 수준) 등으로 추가 수익 요인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B2B 택시 호출 서비스의 경우 ▲임직원 업무용 교통비 관리 용이성 ▲임직원용 법인 차량 운영 대비 경비 절감 효과 ▲교통유발부담금 등 세금 감면 효과 등으로 기업들의 러브콜이 예상된다.

이 밖에 업계는 우버가 기를 펴지 못하는 국내 고급 택시 시장도 현재 230대 차량을 보유한 카카오택시 블랙이 더욱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들의 의전 차량으로, 또 특별한 날 연인 등의 이벤트 용도로 사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반면 카카오택시의 경우 이미 사용자들에게 무료란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광고 이외의 수익 모델이 도입됐을 경우 반발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카카오택시 블랙.

특히 일부 매체를 통해 도입 가능성이 점쳐진 사용자 콜비 청구와 프리미엄 서비스 적용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강행 시 적지 않은 수의 사용자 감소와 여론의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법망을 피해가더라도 불법 논란을 완전히 떨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다만 이 같은 수익화 모델은 검토 초기 단계일 뿐, 카카오가 도입을 결정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적정성을 아직 논할 단계는 아니다.

이 밖에 전국대리기사협회와의 갈등도 카카오모빌리티 성장 속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협회는 카카오드라이버 출시로 대리기사수가 크게 증가해 이들의 수입이 반토막 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무한기사 모집 행위가 시장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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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간편결제, 웹툰, 이동관련 사업 등을 따로 떼어내며 성장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분사와 대규모 투자 유치 역시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와 수익화 시도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료 서비스란 인식이 강하고,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카카오택시 사용자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수익 모델을 찾는 것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앞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전통 사업자와의 갈등과, 최근 또 다시 논쟁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한 회사의 슬기로운 대처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