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간편결제 시장 2차 전쟁 막 올랐나

간편결제 4강, 가맹점 확대 경쟁

인터넷입력 :2017/07/02 11:06    수정: 2017/07/02 11:13

손경호 기자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 이전보다 손쉽게 온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하는 간편결제시장 누적 거래액이 '조' 단위를 넘어섰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삼성페이가 서비스를 시작한 뒤 현재까지 이뤄진 누적 거래액을 합치면 업계 추산 거의 13조원에 달한다.

2014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부터 2015년에 등장한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페이코가 2년~3년 만에 쌓은 성과다.

이미 신용카드 결제가 많이 보급된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굳이 간편결제를 쓸까 우려하던 시기는 이미 끝났다.

이제는 살아남은 경쟁사들끼리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사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의 모든 결제는 페이로 통한다

가장 많은 사용자수와 결제규모를 확보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포털 내 각종 결제는 물론 오프라인으로까지 손을 뻗치는 중이다.

네이버는 포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검색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오픈마켓을 제외한 대부분 쇼핑몰이 네이버페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중이다.

중소상공인 전용 쇼핑몰인 스토어팜에 입점한 상인들이 올린 상품은 물론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맛집 등을 미리 예약할 수 있는 네이버 예약에도 페이가 붙는다.

그 결과, 3월 기준 네이버페이 누적 가입자수는 2천300만명이며 월 순사용자(MAU)는 2천300만명, 월 거래액은 5천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플랫폼 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쇼핑몰들에 대해서도 오픈API 방식으로 네이버페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페이 힘 받는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사업 확대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카카오페이는 지난 2월 알리바바 그룹 관계사인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국내 알리페이 가맹점 3만4천곳을 새로운 가맹점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1차적으로 연내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 국내 가맹점 결제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을 마무리 해 그동안 지원하지 못했던 오프라인 결제 영역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1천670만명으로 누적 거래액은 1.9조원을 넘었다.

이에 더해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송금 등 용도로만 쓰였던 선불충전 가상화폐인 카카오머니를 외부 온오프라인 결제에도 쓸 수 있도록 확대할 생각이다. 이를 테면 명동의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할 때 카카오머니를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외에도 송금, 청구서와 함께 최근 인증 서비스를 출시했다. 4천만명이 쓰는 카카오톡을 모바일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자 인감 도장으로 쓸 수 있게 지원하는 B2B 사업을 골자로 한다. 이 서비스는 등기우편, 자동 이체 출금 동의 등 전자서명이 필요한 중요한 계약을 카카오톡 메시지 창 안에서 해결한다는 생각이다.

■편의점 이어 백화점까지,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 나선 페이코

지난 4월1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분사한 NHN페이코 주식회사는 4월 기준 누적거래액이 1.5조원으로 카카오페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페이코를 "쇼핑, 쿠폰, 금융을 아우르는 소비자와 금융의 허브로 만들어 한국판 페이팔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회사의 월 거래액은 지난해 말 1천억원에서 올해 4월 기준 1천500억원을 넘었다. 이 같은 성장속도의 배경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1월과 4월, 페이코는 전국 CU, 미니스톱에서도 자사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 편의점들과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대형 유통회사인 현대백화점, 현대아울렛과도 가맹계약을 맺으며 오프라인 결제 영역 확대에 나섰다.

각종 할인혜택도 고객 확대 이끌었다. 페이코측은 일정한 결제횟수와 금액을 넘은 사용자들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슈퍼세이브', 선불 충전한 포인트로 결제시 3% 할인혜택을 제공하면서 페이코 결제 사용을 유도했다.

■삼성페이, 스마트폰 제조사가 쇼핑몰에 포인트 적립까지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서비스하는 모습은 일반 전자상거래업체를 연상케 한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이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유명 쇼핑몰들을 연동시키고 리워즈라는 일종의 포인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토마스고 상무는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삼성페이를 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일상과 함께 하는 생활 밀착형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활발하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스페인,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 푸에르토리코,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에 이어 북유럽과 중동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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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간편결제를 뜻하는 지급카드 기반 대금결제서비스는 국내서 하루 평균 133만건, 447억원이 이뤄진다. 전 분기 대비 각각 5.5%, 11.3% 증가한 수치다.

4강 구도가 굳어져 가는 간편결제 시장은 이제 누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더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느냐, 어떤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