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게임 결산, 13조 기업 탄생부터 IP 법적 분쟁까지

리니지 IP 게임 매출 기록 경신...크런치모드 수면 위

디지털경제입력 :2017/06/30 10:18

상반기 게임업계는 ‘신기록 경신’이 최대 이슈였다. 넷마블게임즈가 최대 몸값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했으며,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게임계 역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스팀 플랫폼에서 흥행 축포를 터트린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13주 만에 누적 매출 1억 달러(약 1천145억 원)를 돌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르의전설 IP 분쟁, 크런치 모드 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 코스피 벨 울리다...방준혁 의장 3조원대 자산 주목

올해 상반기 가장 핫한 소식은 지난 5월 12일 코스피에 입성한 넷마블게임즈다.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61% 성장한 빅3 게임사다. 지난해 이 회사는 1조5천2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3조 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 상황이다.

5월 1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넷마블게임즈 코스피 상장기념식에 참석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과 임직원.

공모가 기준(15만7천 원)으로 넷마블의 시가 총액은 13조3천억 원. 이는 국내 게임계 역사상 가장 높은 몸값으로 평가 받고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상장되자 최대주주인 방준혁 의장은 ‘3조 원대 자산가’로 주목 받기도 했다. 공모가로 보면 방 의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약 3조2천500억 원이다. 방 의장은 지난달 말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에서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니지 형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날다

PC 게임 리니지 시리즈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국내 시장을 점령한 것도 이슈였다.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리니지M이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 달(2016년 12월~2017년 1월) 매출 2천억 원을 돌파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계의 새 역사를 썻다.

당시 업계 일각에선 레볼루션의 매출 기록을 깨는 신작은 탄생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 했었다. 그러나 리니지M 등장으로 시장 분위기는 다시 바뀐 상황이다.

리니지M은 출시 첫날인 지난 21일 매출 107억 원을 달성, 레볼루션의 일 매출 기록인 79억 원을 뛰어넘었다. 지켜봐야할 것은 리니지M의 첫 달 매출이다. 리니지M이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리니지M.

리니지 IP 기반 모바일 게임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도 경쟁한다.

레볼루션의 경우 최근 아시아 지역 11개국에 진출해 6개국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리니지M 역시 이르면 연내 대만 감마니아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리니지M이 레볼루션의 흥행 성적을 이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블루홀 ‘배틀그라운드’ 누적 매출 1억 달러...글로벌 축포

글로벌 PC 게임 시장에서 놀랄 만한 성적을 보여준 신작이 탄생하기도 했다. 출시 13주 만에 누적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한 배틀그라운드가 주인공이다.

블루홀의 자체 개발작인 배틀그라운드는 전체 판매량 9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가 별로 보면 미국(24%), 중국(19%), 러시아(6%) 순으로 높다. 한국(5.5%)과 일본(4.3%)이 인구 수 대비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특히 스팀 동시 접속자 수가 23만 명을 기록했으며 하루 평균 10만 번 이상의 세션이 플레이되고 있다. 트위치 동시 시청자 수는 35만 명을 기록하며 전체 시청자의 15%에 해당하는 12만 여명이 배틀그라운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스팀 플랫폼에서 이 같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국내 게임 중 배틀그라운드가 최초다. 기존 슈팅 게임과 다르게 돌발 상황에 따른 스릴감과 아이템을 파밍해 적과 싸우는 방식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1조 가치 미르의전설 IP, 韓中 갈등 심화

IP 분쟁도 빼놓을 수 없다. 미르의전설 IP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의 갈등이다.

미르의전설 IP 분쟁은 사업 제휴 사업 방식에 대한 의견 불일치로 시작됐다. 이는 미르의전설 IP를 타 게임사에 제공하기 위해선 두 회사가 서로 협의 해야 한다는 부분 때문이다.

이를 두고 위메이드는 ‘협의 했다’와 액토즈는 ‘협의로 보기 어렵다’고 각각 주장을 펼쳤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두 회사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미르의전설 IP 사업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법적 다툼 중이다.

IP 분쟁은 중국으로 확산됐다. 위메이드가 지난달 샨다게임즈의 자회사 성취가 등록했던 ‘열혈전기’ 상표권의 소유권이 IP 원저작권자에 있다며 처분금지 가처분을 냈기 때문이다. 중국 법원은 최근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 IP 분쟁은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 샨다 3사가 맺은 미르의전설2 중국 서비스 계약 종료(7~9월)를 앞두고 더욱 격화됐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위메이드는 샨다 측과는 더 이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다르게 액토즈는 샨다와 재계약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IP 공동저작권자 간에 불편한 기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르의전설IP는 중국에서만 약 1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가치 평가는 미르의전설 시리즈의 중국 성과 뿐 아니라 해당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중국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게임사 크런치 모드 수면 위

마지막으로 게임사의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이 같은 노력은 상반기 크런치 모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빠르게 확산 됐기 때문이다.

크런치 모드는 야근 및 주말 근무 같은 고강도 강제근무를 의미한다. 게임 뿐 아니라 직장인 대부분이 크런치 모드를 관례처럼 생각해왔지만, 최근 직장인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서인지 각 게임사는 일하는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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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초 넷마블은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 등을 선언했다. 넷마블 사옥에서 들리는 오후 7시 퇴근 벨은 이제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 회사는 정례 경영포럼에서 시행결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아이오의 경우 크런치 모드 도입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카루스M 게임 개발 진행이 더딘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을 따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