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업계에 부는 ‘AI 기술 전쟁’

인공지능 카메라, 디지털 비서 서비스 탑재 활발

홈&모바일입력 :2017/06/29 17:34    수정: 2017/06/29 17:35

인공지능(AI) 스마트카가 먼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IT 업체들은 AI 전쟁을 펼치기 위한 각자만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빨리 상륙할 AI 스마트카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는 카메라와 음성 비서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운전자에게 보다 쉽고 편리한 길을 안내하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메라와 음성 비서 기반의 AI 스마트카 기술이 활발하게 전개되면, AI 기반 완전 자율주행차의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엔비디아는 폭스바겐, 아우디, 볼보 등과 협력해 자체 칩이 탑재될 자율주행차 출시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완전 자율주행 수준의 오토파일럿 기술을 내놓은 테슬라의 움직임도 큰 관심거리다.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시리'와 연동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카플레이(CarPlay)' 작동 화면.

■음성 스트레스 풀어주는 인공지능

최근 방영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자동차 음성인식 기능에 스트레스를 겪는 방송인 유재석씨의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방송에 동원된 차량은 쉐보레 카마로로 영화 트랜스포머에 동원된 차량이다. 유재석씨는 방송에서 카마로 음성인식 기능을 여러 차례 사용해봤지만, 카마로는 “좀 더 명확하게 말해달라”는 반응을 내보냈다. 아직까지 완성차 업계에서 음성 인식 기능 수준이 완벽 단계에 오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이같은 음성인식 관련 스트레스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전망이다. 애플과 구글은 이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음성 인식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는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중국 바이두와 손을 잡았다.

이들은 지난 7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7에서 ‘두어 OS 오토’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바이두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

만일 ‘두어 OS 오토’ 내에서 ‘니하오 베이징현대(안녕 베이징현대)’라고 부르면, 두어 OS 오토의 작동이 시작된다. 바이두의 인공지능 서버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운전자 명령에 대한 최적의 답변을 내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두어 OS 오토는 음성만으로 차량의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경로 재탐색, 지도 확대 및 축소를 시킬 수 있다. 또 음성으로 차량 내 공조 장치를 조절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중국 내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아직까지 국내 또는 다른 국가에서 선보일 가능성은 적다.

‘중국의 테슬라’라고 부르는 넥스트EV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 서비스도 스마트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넥스트EV는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개막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자율주행 콘셉트카 ‘이브’를 선보였다.

이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노미(NOMI)'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노미는 인간의 언어와 표현등을 인식할 수 있고, 차량 내 설치된 ’액티브 글래스(유리)‘를 통해 증강 현실 기반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를 띄울 수 있다. 운전자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외에도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 인공지능 스피커와 자동차 간 결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만일 이와 같은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운전자 스스로 전방 시선을 유지하지 못한 채 센터페시아 버튼을 조작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사라질 수도 있다.

■진화하는 카메라, AI 스마트카 가격혁명 이끌까

최근 스마트카 업계를 주목하고 있는 제품은 바로 카메라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DSLR 카메라 크기가 아닌 작고 아담한 크기의 카메라를 말하는 것이다.

차량 앞 윈드쉴드 또는 측면에 부착될 수 있는 카메라는 단순히 차선 인식을 넘어 차간 거리 조절 기능(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도울 정도로 진화됐다. 주행중에도 다양한 객체를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인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겨냥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CNN 기술 탑재 인공지능 카메라는 앞으로 출시될 차량에서 흔히 보일 전망이다.

LG전자는 커져가고 있는 전장부품 시장 선점을 위해 최근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 ADAS 카메라 관련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LG전자 기술의 차세대 ADAS 전방 모노 카메라가 주요 독일 차종에 탑재된다는 의미다.

LG전자의 ADAS 전방 모노 카메라 구현 개념도 (사진=LG전자)

이 카메라는 전방 도로 상황에 대한 경고와 제어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교통 흐름과 전방 차량 속도를 반영해 자동으로 차간거리 제어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정체 상황에서도 부분 자율주행을 도울 수 있는 교통체증운전지원 시스템, 전방 위험 상황 방지시 활동되는 자동긴급제동 시스템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국내 중소기업 한양정보통신도 LG전자처럼 ADAS 카메라 관련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누구나 손쉽게 자율주행 시스템을 쓰는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것이 이 회사가 가진 포부다. 이 업체는 최근 인텔 품에 들어간 모빌아이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처나간다는 전략이다.

AI 카메라가 들어간 스마트카는 향후 자율주행차 가격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하다. 최근 차량용 카메라의 가격 하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카메라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의 성능 개선으로 고가의 레이더를 대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이같은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업체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인물 중 하나인 안드레이 카페티가 테슬라 인공지능 디렉터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카페티는 시각적 인식을 위한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다. 그는 향후 오토파일럿 엔지니어와 협력해 보다 나은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의 운전 특성을 감안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그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구동 화면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G저널)

■운전자 얼굴 감지 HUD 등장 예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 기술은 앞으로 더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가장 큰 기대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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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차량의 도로와 차선 등에 그래픽을 입혀 운전자의 쉽고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는 기능이다. 만일 차량 스스로 차선 이탈이 감지될 경우, 차선에 빨간색 그래픽을 넣어 운전자 주의를 유도할 수 있다. 길안내 역시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할 수 있는 범위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021년 정도로 상용화 시기를 잡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기본 목표다. 향후에 동작 인식이나 사람의 시선 방향을 감지한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간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