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거래 지각변동 일어날까

11번가 매각설 솔솔…이베이 1위 수성 관심

유통입력 :2017/06/25 10:34    수정: 2017/06/25 10:40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해 신세계와 롯데와 같은 유통 기업과 합작회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최근 화제다.

사실무근이라는 SK플래닛의 해명에도 치열한 경쟁 속에 외형 성장에 치중하며 치킨게임을 벌여온 전자상거래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G마켓과 옥션을 소유한 이베이코리아의 독주 속에, 11번가의 SK플래닛이 그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 오픈마켓 영역보다 공연예매과 여행 상품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11번가 매각설이 돌면서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지형이 약 10년 만에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G마켓+옥션 '규모의 경제 이룬 이베이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거래액은 약 1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유통사인 롯데그룹의 26조원, 신세계그룹의 18조원에 이어 세 번째 큰 규모다.

글로벌 이베이 그룹 전체에서도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어 매출 3위 국가로 본사 차원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아마존에 뺏긴 이베이가 거의 유일하게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또 현재의 유통시장 구조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국내에서 상위 두 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입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국내 최초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에는 인터파크로부터 G마켓을 인수, 2011년 두 회사를 합병시키며 이베이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했다.

당시 관련 업계는 이베이가 자회사 합병을 통한 독과점을 우려했으나, 공정위는 오랜 검토 끝에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네이버(당시 NHN)를 비롯한 인터넷 포털 등이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해당 시장이 보다 경쟁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합병 이후 이베이는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어나가며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이베이가 옥션의 시장 선점 효과를 잘 활용하면서 G마켓과의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판매 수수료 인상 등으로 수익을 키운 요인도 작용했다.

■소셜커머스·네이버 도전에도 굳건한 이베이

2010년에는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잇달아 등장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오픈마켓 강자인 이베이에 비하면 열세다.

쿠팡은 지난해 5천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며, 티몬의 영업손실은 1천585억원이었다. 위메프도 적자폭을 전년대비 줄이긴 했지만 6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네이버 또한 공정위의 언급대로 2012년 오픈마켓형 서비스인 샵N을 오픈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 정식으로 문을 두드렸지만 관련 업계의 견제로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네이버는 샵N을 철수하는 대신 원래 목적에 맞게 검색 콘텐츠로서의 상품 정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판매수수료를 없애고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등록해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는 무료 플랫폼인 '스토어팜'을 선보였다.

이는 2013년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서 상품 검색 시 노출되는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안정적인 검색 데이터 확보를 위한 선택이었다.

현재 네이버는 이런 스토어팜을 중심으로 커머스 콘텐츠 확보에 집중해 나감은 물론, AI 기술을 기반으로 상품 검색 기능을 고도화하는 등 서비스로서의 쇼핑 기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 무한경쟁 돌입한 전자상거래 시장

네이버 쇼핑.

최근 오프라인 기반의 대형 유통기업들이 모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도 치열해짐에 따라 이베이에 맞선 국내 기업들의 연합전선 형성도 예견되고 있다.

이베이가 업계 1, 2위 업체를 합병해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해온 것처럼 남은 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 이베이의 독주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카카오도 이달 중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상점을 입점 시켜 카카오톡 내에서 쇼핑할 수 '카카오톡 스토어'를 오픈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네이버는 검색 품질 강화 측면에서 주요 쇼핑몰과의 제휴와 함께 ‘스타일윈도’, ‘뷰티윈도’ 등과 같은 카테고리를 통해 중소상공인들의 판매 활로의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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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도 중요한 쇼핑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기업뿐 아니라 IT 기업들까지 뛰어든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11번가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합종연횡을 통한 질서 재편은 이어져 결국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이제 전자상거래 시장은 오프라인 대형 유통 업체, 기존 오픈마켓 업체 그리고 IT 업체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 됐고 여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업체들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