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업체 수수료 공개, 실효성은?

"수수료 이미 공개돼 큰 문제 없어"

유통입력 :2017/06/18 10:45    수정: 2017/06/18 10:5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판매수수료 공개가 가시화될 전망이나, 해당 업체들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밝힌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가 유통업계에서 화제다. 백화점과 홈쇼핑만 공개하고 있는 수수료 정책을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까지 공개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기본적으로 향후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기까지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판매자들이 현재 각 업체별 수수료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지 않아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냈다.

수수료 공개 제도가 도입된 까닭은 대형 유통업체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납품업체들에게 수수료로 소위 '갑질'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실태가 온라인 유통업계에도 만연하다고 보기 힘들다. 마트나 백화점 등과 달리 상품 유치에 제한이 없는 온라인 유통업체 특성상, 합리적인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해 많은 상품을 확보할수록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온라인 유통업계는 판매자 유치 차원에서 창업 지원, 상담회 개최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상생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판매자, 수수료 정보 접근 어렵지 않아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지난달 31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를 통해 수수료율 공개 제도를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백화점과 홈쇼핑만 공개하고 있는 수수료를 대형마트와 함께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의 온라인 유통업체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수수료율 공개 확대의 취지에 대해 "투명한 정보 공개로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온라인 유통업계는 현재도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은 각 업체별 수수료 정보를 얼마든지 비교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논의 단계여서 정해진 입장은 없다"면서도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모두 판매자 커뮤니티에서 수수료 정보를 쉽게 볼 수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사 판매자로 등록한 회원은 상품 등록 시 상품 분류를 선택할 때 수수료를 확인할 수 있다"며 "판매자로 등록한 회원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 영업 비밀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가격 책정 과정 중 유통업체 수수료율이 포함된다는 것을 적극 알리는 건 꺼려진다"며 "김상조 위원장의 정책 방향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검색 포털을 통해서도 온라인 유통업체 수수료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개 소셜커머스의 경우 최고 20%까지도 책정되지만 MD와 조율이 가능하고, 오픈마켓의 경우 약 10% 내외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밝힌 것과 같은 수치다. 다만 이 수수료율이 판매자들에게 공정하게 작동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직접 찾아가기도…치열한 판매자 유치 경쟁

2016년 기준 백화점 최대 판매 수수료(출처 : 중소기업중앙회).
대형마트 최대 마진율 품목 현황(출처 : 중소기업중앙회).

수수료 문제가 불거진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 논란에서 비롯됐다. 시장 장악력이 큰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게 높은 수수료를 강요해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비해 수수료가 크게 낮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의 발표에 따르면 백화점의 판매 수수료는 최고 43%였다. 또 대형마트는 재고 부담으로 인해 마진율이 백화점 판매 수수료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가장 높게 상정할 수 있는 수수료인 20%를 기준으로 해도 차이가 크다.

현재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판매자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갑질 우려를 조금이나마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상품 등록에 제한이 없는 온라인 유통 특성상 상품 수는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플랫폼 경쟁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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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의 경우 매달 MD 상담회를 진행한다. 또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는 판매자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패션 분야 개인 판매자 유치를 위해 대구 등 판매자가 있는 지역까지 직원이 직접 찾아가 입점을 권유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과거 섬유 산업이 발달했던 만큼 대구에 경쟁력 있는 판매자들이 많아 직원이 직접 접촉해 입점을 권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