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체들, 지역 DB 발굴위해 발로 뛴다

소호 패션·지역 특산물·전통시장 등 다양

인터넷입력 :2017/06/09 10:36    수정: 2017/06/09 12:49

인터넷 업체들이 그동안 온라인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 상점 혹은 상품을 찾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미래 온라인 쇼핑을 주도해나갈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패션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지방의 경쟁력 있는 개인 판매자를 발굴해 입점을 권유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구성했다.

또 다른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는 직원들이 직접 지역 특산품 검수에 나섰다. 직접 물건을 보기 힘든 온라인 구매의 약한 고리를 보완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해주기 위한 조치다.

그런가 하면 네이버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으로 거주 지역에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 아직 인터넷 상에 정보가 부족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지원 활동을 펼치며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개성 있는 패션 상품 위해 지역 판매자 '헌터' 만든 SK플래닛

SK플래닛은 오픈마켓 11번가의 주력 사업으로 소호 패션을 택했다. 소호(SOHO)란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의미하는 말이다.

11번가는 소호들 중 특히 패션 쪽에 주목했다. 미래 고객층인 1020세대가 가장 자주 찾는 상품군이라는 점을감안한 전략이다. 이와 함께 몇백억원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개인 판매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영입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때문에 지역에 숨어 있는 인기 소호 패션 판매자들을 찾아가 입점을 권유하는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올해 초부터 11번가는 지역의 경쟁력 있는 소호몰을 확보하기 위해 '헌터 MD'라는 소호몰 판매자 영입 인력을 투입했다.

헌터 MD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소호몰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헌터 MD들이 지역에 있는 소호몰 사업자와 직접 만나 논의하면서 입점을 유도했다"며 "과거 섬유 산업이 발달했던 만큼 대구에 경쟁력 있는 판매자들이 많아 헌터MD가 직접 접촉해 입점을 권유한 결과 현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업체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 덕분에 올해만 신규 소호몰 40개가 추가 입점했다. 또 소호 패션 거래액이 올해 들어 5월까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14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기간 여성의류 거래액 중 소호 패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8%에서 32%로 뛰었다.

옥션 파머스토리

이베이코리아 "직원이 지역에 직접 찾아가 확인했어요"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옥션은 직원이 직접 지역 상품을 탐색, 품질을 검증하고 이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하반기 출시한 신선식품 전문관 파머스토리에서는 신선식품에 대한 신뢰를 얻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국내 농·수·축산물, 전통식품을 식품 담당 매니저와 식품 유통 전문가가 직접 산지를 방문해 품질을 확인한 뒤에 판매 상품으로 유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같은 해 파머스토리에 이어 출시한 명물스토리 역시 담당 상품군 매니저가 직접 지역에 찾아가 명물과 맛집을 발굴해 품질을 확인하고 인증받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획이다. 출시 당시 23개에 불과하던 입점 상품이 80여개로 늘어났다.

2015년 4월엔 직원이 직접 상품을 검수하는 방식을 통해 지역 맛집의 음식을 집에서 즐기는 맛집로드도 선보였다. 출시 이후 2년간 매출 25억원, 누적 판매 수량 25만5천여개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얻었다. 맛집로드는 특히 품질에 대한 사후 관리를 중시해 상품 만족도가 95% 이하가 되면 상품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이런 전략을 택한 이유는 신선도나 맛이 중요한 농·수·축산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해도 만족스러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인식을 이용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과거에는 온라인으로 농·수·축산물 등 식품 구매를 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별로 없었다"며 "그렇다 보니 이용자들이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품고 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다 나온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전통시장 온라인으로 포섭하는 네이버

네이버 백반위크.

네이버는 오프라인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모바일 홈인 플레이스판을 중심으로 자사 플랫폼에 지역 영세 상점의 DB를 추가하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8월 서울 동네 골목에 숨은 식당을 소개하는 취지로 '백반위크'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경기 지역 시장을 위주로 한 백반위크 경기편을 준비했다. 지난달 25일부터 7일까지 2주에 걸쳐 경기도 부천·광명·수원·의정부 전통 시장 내 40여개 식당을 대상으로 해 입간판, 현수막, 안내지도, 장바구니 등을 제공했다. 또 할인쿠폰이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주로 소수의 단골 손님 위주로 운영돼 관련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기 어려웠던 가게들이 캠페인을 통해 소개되면서 온라인 상 DB도 생겨났다. 이용자들이 검색에서 가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메뉴 내용과 이미지, 가격, 위치, 후기 등의 정보가 네이버 지도와 맛집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 플레이스에 등록됐다.

상시 코너도 마련했다. '밥상나들이'는 플레이스판 내에 백반위크에서 소개되지 못한 동네 소규모 식당을 지역별 기자단이 직접 취재해 알린다. 지난 3월부터 주마다 5개의 경기 20개 시군에 위치한 동네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관련기사

네이버가 이같은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이유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인마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며 "그 중 이용자의 거주 지역에 촛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백반위크 등의 지역 정보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세분화된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네이버는 오는 7월 플레이스판을 서울, 경기, 강원, 제주에 이어 인천, 부산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