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 급등, 워너크라이 때문일까

외신 "한국-일본 개인 투자자 매입 때문"

컴퓨팅입력 :2017/05/28 10:36    수정: 2017/05/30 11:30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세계를 강타한 후 2주간, 이 악성코드가 피해자에게 복구 비용으로 요구한 디지털 암호 화폐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워너크라이 사태가 비트코인의 시세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는 지난 12일부터 금요일 확산되기 시작해 13~14일 주말 수십개국 이상으로 전파됐다. 15일 이후 이 랜섬웨어 피해 규모는 세계 150개국 30만대 컴퓨터로 불어났다. 감염 피해자는 자료 복구 대가로 300달러 또는 600달러치 비트코인 지불을 요구받았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방송채널 CNBC는 전날까지 비트코인의 주중 시세가 치솟아 2천700달러(약 300만원) 이상에 달했으며, 이날 아침에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2주새 시세가 50% 이상 증가했지만 워너크라이 공격의 여파일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미국 비트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디지털화폐거래를 총괄하는 애덤 화이트 부사장은 그런 생각이 "과장된 것"이라며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움직이려면 분당 50만달러 정도가 들고, 이 네트워크의 펀더멘털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2천700달러에 달하는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12개월간 465%정도 증가한 결과다. 물론 최근 몇 주 사이의 50%에 달하는 시세 증가율은 기존 증가세보다 두드러진다.

비트코인 원화 거래 시세는 미국 달러화 시세와 마찬가지로 빠른 오름세다.

한국 비트코인거래소 코빗(Korbit)을 통해 확인 가능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월말 15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8일 이후 200만원을 넘겼고 지난 22일부터 300만원도 넘어섰다. 지난 25~26일 사이 한때 400만원대까지 넘나들다 다시 300만원대로 돌아왔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25일 공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주중 전례 없는 거래량이 발생했다"며 일부 운영 장애가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이런 코인베이스의 장애 원인이 아시아권의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한 결과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는 일본 정부가 지난달(4월)부터 비트코인에 법적인 '화폐' 자격을 부여함에 따라, 현지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사모으기 시작했다고 묘사했다. 비트코인 결제로 항공편 예약을 받는 항공사가 있고, 현지의 저금리 상황에 저축 예금보다 비트코인을 더 나은 통화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도는 한국에서도 비트코인 합법화를 통해 관련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된 사실 또한 비트코인 화폐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한국 일부 비트코인 거래소에서는 3천달러(약 336만원)를 웃도는 프리미엄 시세로 거래가 이뤄졌고, 일정 규모의 차익거래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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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로이터는 일본과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축적이 글로벌 비트코인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글로벌 비트코인 시장에서의 '품귀' 현상 또한 그 가격 상승에 힘을 더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화폐 거래가 체결되려면 디지털 암호 연산이 필요하다. 그 연산에 기여한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는 일정량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비트코인을 실제 화폐로 구입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얻는 과정을 '채굴(mining)'이라 표현한다. 채굴은 네트워크에 없었던 비트코인이 발행되는 과정이기도 한데, 이렇게 발행 가능한 비트코인 총량은 '2천100만개'로 제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