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반의했던 챗봇, 쇼핑 도우미 역할 톡톡

인터파크·11번가 "기대 이상 효과 얻어"

인터넷입력 :2017/05/14 13:59    수정: 2017/05/14 13:59

최근 챗봇 도입 물결이 업계를 막론하고 이어지는 가운데, 쇼핑 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들이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다.

너도나도 챗봇 서비스를 출시하자 "직접 검색 대신 챗봇을 선택할 만한 유인이 실재하냐"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란 것이 업계 반응이다.

14일 업게에 따르면 인터파크·11번가 등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상품 추천을 위한 챗봇 서비스를 통해 구매율·입력 메시지 양 증가 등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 "챗봇 전 사업 부문으로 확대 예정"

인터파크는 지난 11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발표를 통해 인터파크는 쇼핑 부문에서 AI 기반 챗봇 '톡집사'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톡집사 서비스 이용자 수 증가에 힘입어 모바일 거래액 비중이 전체의 55%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5월 말 톡집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 문의 사항을 응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정교한 상품 추천 등을 위한 챗봇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인터파크 톡집사

인터파크에 따르면 상품 탐색이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을 뜻하는 구매전환율이 톡집사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이용자 수도 월 50만~100만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챗봇의 경우 구매전환율이 중요하다"며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높은데, 대화형 서비스로 이용자에게 친근하게 상품을 소개해주는 측면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듯하다"고 말했다.

챗봇의 성과를 확인한 인터파크는 쇼핑 외 다른 사업 부문에도 챗봇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전 사업 부문에 챗봇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IT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면서 "다만 쇼핑에 비해 여행, 도서 등 타 사업 부문은 상품 성격이 상이해 효과적인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11번가 "도입 전보다 디지털 컨시어지 이용자 수 38% 증가"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 3월 29일 대화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기반 챗봇 '바로'를 선보였다.

바로에는 기계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딥러닝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딥러닝 기법 중 특히 워드 임베딩 기술이 반영돼 이용자가 입력한 말의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의미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찾아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학습이 가능하다.

바로 서비스 도입 이후 11번가의 이용자 수도 크게 상승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챗봇 바로를 도입한 이후 13일간 디지털 고객 안내 서비스 이용자 수가 38% 상승했다. 이용자와 주고 받은 메시지 수도 4배 이상 증가했다.

11번가는 챗봇 도입 이후에 상담원 근무 시간을 벗어난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의 시간대에 전체 챗봇 이용량의 30%가 몰리면서 챗봇이 이용자 편의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SK플래닛 이현아 대화형커머스 본부장은 “챗봇 바로는 언제든지 제품 선택과 구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며 “고객이 입력한 내용에서 최적의 답변을 찾아낼 수 있도록 기능을 보다 정밀화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와 11번가 같은 대화형 서비스는 아니지만 네이버도 비(非)AI 챗봇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도미노피자와 손잡고 '챗봇 주문하기'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PC나 모바일 페이지의 검색창에 '도미노피자'를 검색하면 '챗봇 주문하기'라는 안내문과 버튼이 나오고 이를 클릭해 순서에 따라 원하는 선택지를 골라 간편하게 주문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 웹 기반 채팅 서비스 '네이버 톡톡'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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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해당 서비스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공개는 하지 않고 있지만 서비스 이용량은 매우 늘어나고 있는 추이"라고 답했다.

이어 "피자를 주문하기 위해 대표 번호를 찾으려고 브랜드를 검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색 후 바로 주문이라는 간편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검색 의도에 부합하는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