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올해 장사 어떻게 할까

광고 플랫폼화-AI로 성장동력 확보로 승부수

인터넷입력 :2017/05/11 18:24

손경호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미 몸집이 커질대로 커진 네이버와 카카오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매출만 놓고 보면 네이버가 카카오의 2.4배이고, 영업이익 차이는 7.6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표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서 두 회사는 광고 시장 확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비슷한 듯 다른 전략을 공개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1분기 성적표를 살펴보면 먼저 네이버는 매출 1조822억, 영업이익 2천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13.2% 증가했다. 매출 대비 얼마나 알짜 수익을 얻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p 떨어진 26.9%로 대동소이했다.

카카오는 매출 4천438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83%, 82%가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6%로 작년 1분기 보다 0.1%p 감소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3월 멜론을 서비스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완료한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광고 부문 플랫폼화 속도 붙나

두 회사 실적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광고 분야다. 여기서 두 회사는 광고 비즈니스를 플랫폼화 하면서 서로 다른 전략을 내놨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기존 광고로 분류했던 영역을 디스플레이 광고, 네이버TV 동영상 광고 등을 포함한 광고와 검색광고, 쇼핑검색 광고 등을 다루는 비즈니스플랫폼으로 구분했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광고와 비즈니스플랫폼으로 구분한 것은 광고 매출은 전통적인 광고를 말하며, 비즈니스플랫폼은 광고주나 판매자들의 비즈니스 전략과 이용자들의 정보 탐색, 상품 비교 수요를 네이버 검색 플랫폼 중심으로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광고, 동영상 광고 등 기존 광고 영역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쇼핑검색 광고 부문을 별도로 분류해 키워내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최인혁 비즈니스 총괄은 "쇼핑 검색광고는 전체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에서 큰 편은 아니나 비즈니스 플랫폼의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광고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검색포털을 내세워 광고수익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카카오게임, 멜론,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을 포함한 콘텐츠 부문이 1분기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했다. 로엔 인수 효과가 콘텐츠 매출 비중을 올리는데 가장 크게 기여했으나 이 회사는 광고 부문에서도 국민메신저 카카오톡과 카카오TV 등을 활용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

카카오 최세훈 CFO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모먼트라는 광고 플랫폼을 개발해 새로워진 카카오 플러스친구를 통해 수익을 올리면서 카카오 플랫폼의 광고 매출 비중을 30% 이상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올해 광고 매출을 키우기 위해 '액션형 광고'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게임, 멜론, 다음,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 모빌리티 등 핵심 서비스에서 모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타기팅된 광고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광고를 보고 상품을 구매하거나 앱을 다운받거나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등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 광고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수익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3월, 4월에 각각 서비스 되기 시작한 주문하기, 장보기 서비스에 더해 오는 상반기 소호몰 상품을 쉽게 구매하거나 예약, 정산할 수 있게 돕는 카카오톡 스토어 등이 모두 광고 대상을 정교화하기 위한 재료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라인은 오는 여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웨이브라는 클로바 기반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AI로 새 먹거리 찾기

국내외 IT 기업들에게 인공지능(AI)은 미루거나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여기서 뒤처지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은 네이버나 카카오에게도 마찬가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5년 간 5천억원을 기술개발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1분기 투자금인 1천77억원 중 약 40%를 AI, 기술플랫폼 개발에 투입했으며, 올해는 최소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네이버의 경우 AiRS, 네이버i 등 AI 기술을 활용해 자사 검색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파파고라는 통번역앱을 내놓으며 이용자 확대와 보다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 쇼핑검색에도 이미지 검색을 적용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자사 플랫폼 안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끌어들인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일본 라인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클로바'라는 AI 플랫폼을 만들고, 웨이브라는 AI 기반 음성인식스피커를 만들어 일상 속에 편리한 AI를 추구하는 '생활환경지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는 크게 2단계 전략을 내세웠다. 자사 서비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AI플랫폼을 스마트폰 앱 형태로 제공하고 외부 개발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하면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1단계라면 이후 음성인식스피커를 출시하면서 사용자들을 카카오톡을 넘어선 카카오 생태계에 머물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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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국민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자체 개발한 챗봇을 통해 터치, 키보드 인터페이스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지나 음성, 영상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임 대표는 "최근 업계 화제인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카카오톡의 본질"이라며 "챗봇과 스피커를 포함한 음성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자가 터치가 아닌 챗봇이나 음성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