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렉서스’ vs 삼성 ‘그랜저’

자율주행차 기술 중요도 커져

홈&모바일입력 :2017/05/01 14:46    수정: 2017/05/02 12:59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어 자율주행차 주행 테스트를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스마트폰에 이어 자율주행차 기술 분야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연구 개발 중인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을 허가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전자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지난 2011년 1월 국내출시된 5세대 그랜저HG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그랜저는 6세대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당국(DMV)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승인 후 2주만에 국내에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게 됐다. 애플이 DMV로부터 승인을 받은 자율주행차는 2015년형 렉서스 RX450h다.

삼성전자 IFA 2016 부스 현장에 배치된 벤츠 신형 E200 (사진=지디넷코리아)

■핵심은 ‘인공지능’

삼성전자와 애플이 진행하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은 지역과 장소 등 여러면에서 다르게 진행된다.

애플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 이내 공용도로에서 RX450h 시범운행을 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는 고속도로 서울-신갈-호법 41km 구간, 수원-화성-평택 국도 61km 구간, 수원-용인 국도 40km 구간, 용인-안성 국도 88km 구간, 고양-파주 국도 85km 구간, 경기도 광주-용인-성남 45km 구간 등 고속도로나 국도 등에서 주행할 수 있다(2016년 2월 발표 기준).

하지만 이들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목표는 인공지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율주행차 부품 구성품 중 가장 큰 핵심은 레이더(ladar)와 라이다(LiDAR) 그리고 카메라 등으로 나눠질 수 있다. 이들은 전방, 후방, 측면 등에 위치한 사물을 감지할 수 있으며 위험 요소 발견시 차량의 속도 감소나 급제동을 걸 수 있다.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채 운행될 예정인 2015년형 렉서스 RX450h (사진=씨넷 로드쇼)

하지만, 도로 주행을 하면서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도로 구조가 공사 등으로 인해 변할 수 있고, 기상악화에 따라서 노면이 젖을 경우 센서 들이 차선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애플의 경우, ‘머신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서류에서 “우리는 머신러닝 연구와 자동화 분야 연구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는 교통을 포함한 많은 분야의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잠재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서는 이 문장 하나를 근거로 애플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머신러닝은 컴퓨터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앞으로 있을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인공지능의 한 갈래로 정의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맞서 ‘딥 러닝’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맞서고 있다. 5세대 그랜저 HG에 탑재된 각종 카메라 및 센서등을 통해 도로와 장애물 등의 특징을 심층학습할 수 있다는 말이다. 머신러닝에서는 사람 스스로 여러 가지 도로 주행 상황 등을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면, 딥 러닝에서는 컴퓨터 스스로 도로주행 상황과 운행 등을 파악시킬 수 있다. 사람의 뇌가 컴퓨터에 그대로 옮겨간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대가 제작한 그랜저 기반 자율주행차. 이 자율주행차는 지난해말 서울 영동대로 인근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시연 선두차량에 오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차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실패 겪은 애플, 하만과 한 몸된 삼성...승자는?

애플은 지난 2015년부터 전기차 또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움직임을 보여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여러 외신에서는 애플이 오는 2019년 순수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지만,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경험이 부족했던 애플에겐 거의 현실화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애플카’ 또는 ‘타이탄’ 프로젝트로 알려온 애플의 미래형 자동차 사업 전략에는 한 때 실패도 있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전기차 진행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지난해 10월 자동차 관련 인력 수백명을 해고시켰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애플은 지난달 14일 DMV로부터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허가를 받았고, 해당 차량은 지난 28일 미국 실리콘밸리 근처 도로에서 포착됐다. 해당 차량 외관에는 벨로다인이 제작한 최고급 64채널 라이다 센서가 차량 윗부분에 탑재됐다. 그 외 레이더 장치 구성 등은 구글 자율차 브랜드 ‘웨이모’ 소유의 RX450h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아직까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관련 사업 방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해당 자율주행차 솔루션이 언제 상용화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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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3월 11일 하만 인수 절차 완료 후 약 두 달만인 1일 그랜저HG 기반 자율주행차 운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은 초기 단계이지만, 하만의 자율주행차 기술력이 도입되면 빠른 시간내에 성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는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하만은 자동차 고객사들과 오랜 관계를 구축해 누구보다 자동차 관련 생태계를 잘 알고 있다”며 “여기에 삼성전자 만의 모빌리티, 5G 네트워크 관련 기술이 접합되면 향후 부분 자율주행, 완전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로 합종연횡하면 승산이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