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7] 인디게임 생존 방법 ‘엣지를 살려라’

확실환 차별화와 현지에 맞는 그래픽 필요

게임입력 :2017/04/27 17:46

“매주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이 3천500개다. 마케팅도 할 수 없는 소규모 팀이 이곳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과감한 차별화를 통해 ‘엣지’를 세우고 나머진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블팩토리를 제작한 네오플 기키스튜디오의 황재호 디렉터는 27일 넥슨개발자컨퍼런스2017(NDC2017)이 열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글로벌에 통하는 엣지 만들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블팩토리는 총 5명의 개발자가 참가해 제작한 소규모 모바일 아케이드 액션 게임이다. 글로벌 출시 후 애플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각 155개국, 126개국에서 글로벌 피처드 됐으며 출시 6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북미, 브라질,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오플 기키스튜디오 황재호 디렉터.

마케팅도 진행하지 않았던 이블팩토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스전만 진행하는 빠른 구조와 세밀한 조작이 필요한 높은 난이도를 통해 차별화애 성공했기 때문이다.

황 디렉터는 “이블팩토리는 불편한 조작과 높은 난이도 등 치명적 단점과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확실한 셀링 포인트가 있었다. 이를 우리는 엣지라고 부른다”며 “우리는 엣지를 살리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모두 정리했다. 심지어 로그인 기능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키 스튜디오는 게임 개발에 앞서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을 조사한 결과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지 않아 아무도 고 퀄리티로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차별화를 위해 고퀄리티 아케이드 게임으로 만드는 것을 집중했다.

개발 초기 기획은 조합형 괴수가 도시를 파괴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공격방식이 단조롭고 주인공이 너무 강해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주인공을 매우 약하게 만들고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극복하는 게임으로 뒤집는 것으로 변경했다.

출시 직후엔 컨트롤이 어렵다, 그래픽이 좋지 않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게임이 독특하다, 특별하다는 등의 호평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재호 디렉터는 “이용자가 말한 단점을 모두 수용하면 평범한 모바일게임이 될 것 같았다”며 “그래서 오히려 우리의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중요한 것은 차별화는 특정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서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차별화가 약하면 이용자는 달라진 점을 못 느끼고 반대로 모든 부분에서 기존 게임과 달라지면 이용자가 이해할 수 없다, 차별화 포인트가 20% 기존 게임 방식이 80%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황 디렉터는 게임 그래픽은 촌스럽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촌스럽지 않다는 말은 세련되거나 고퀄리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게임의 특징과 어울리고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지역과 문화에 따라 선호하는 아트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목표로 한 국가에서 어떤 그래픽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잘하는 방식이 통할 수 있는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블팩토리가 고전 스타일의 픽셀 그래픽을 선택한 것도 서구권에서 아시아 방식의 그래픽을 선호하는 거의 유일한 콘셉트이기 때문이었다.

게임에서 이용자에게 가장 잘 보여지는 로고도 현지 문화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이블팩토리의 로고는 다크소울처럼 무거운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 깨진 글자, 군번표 등으로 로고 이미지를 제작했다.

하지만 현지 퍼블리셔는 가볍고 캐주얼한 아케이드 게임이라며 간단한 방식의 그래픽과 해골을 이용한 로고를 만들었다. 단지 미국 사람들은 해골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로고 글자도 게임 도트 스타일이 아닌 매끈한 그래픽으로 제작됐다.

황재호 디렉터는 “게임과 맞지 않는 로고를 사용하는 것이 괜찮을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출시 후 이미지가 멋지고 눈에 잘 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를 통해 게임 로고 이미지는 게임과의 관계보다 타깃 지역의 이용자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황 디렉터는 게임을 즐길 이용자 층을 정확히 정하고 그들이 공감할만한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블팩토리는 그 동안 1980~1990년대 레트로 게임을 플레이했고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했던 층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곳곳에 에반게리온, 봄버맨 등과 연관된 요소를 오마주 형식으로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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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용자 층을 철저하게 잡으면 공감대를 통한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게임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면 동료와 공유하려 하고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이뤄진다”며 “그런 면에서 이블팩토리는 성공적으로 됐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황재호 디렉터는 “마케팅 등의 지원 없이 소규모로 개발을 했지만 대형 게임사 소속으로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생존에 대한 걱정이 적었다. 그래서 광고나 수익모델 등에서 타협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소규모 개발사라면 과감한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게임을 알리고 마니아 층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